- 조합 등에 공갈 혐의 징역형

가짜 유치권을 내세워 건물을 점유하곤 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일당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법원 이미지. 국제신문 DB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공갈)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2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허위의 공사대금 채권을 명목으로 유치권을 주장하며 부동산을 불법 점유한 채 합의를 요구하며 한 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29억 원을 뜯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경남 김해에서 사촌 명의의 나이트클럽을 운영했다. 공범 B 씨는 A 씨의 조카, C 씨는 건축업자다. A 씨 나이트클럽이 들어선 건물은 2012년 10월 경매에 부쳐졌다. 당시 경매를 따낸 업체는 이곳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한 지역주택조합에 건물을 넘길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A 씨 등은 허위의 채권을 근거로 유치권을 얻은 뒤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기로 하고 건물을 점유했다.

이들은 수차례 ‘유치권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을 받았다. 그런데도 건물을 넘기지 않은 채 합의를 요구했다. 경매를 따낸 업체는 67억 원을 대출받은 상태로 하루빨리 지역주택조합에 부동산을 넘겨야 했다. 조합원 모집률 달성과 조합원 분납금 납입 시점에 맞춰 매매대금을 받기로 한 터라,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 잔금을 받을 수가 없었다. 결국 업체와 조합은 A 씨 일당에게 29억 원을 건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죄책을 회피하고 있어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다. 범행 후에 보인 정황도 상당히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