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정수시설인 동래구 명장정수장의 배출수가 예년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올해 관련 예산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수도사업본부는 하수도 요금 지출을 위해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부산시청 전경. 부산시 제공

25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명장정수사업소에 따르면 사업소는 지난달 하수도 공공요금 납부를 위한 예산을 대부분 소진했다. 당장 이달부터 발생하는 하수도 요금은 물론, 올해 예산분인 오는 11월까지의 요금도 납부할 돈이 없다. 하수도 요금은 매년 12월은 다음 해 예산으로 분류된다. 요금은 관할 지자체에 납부해야 하는데, 명장정수사업소는 동래구에 납부한다.

이처럼 하수도 요금이 벌써 소진된 까닭은 올해 배출수 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배출수는 세척수 혹은 세척수가 포함된 농축수가 밖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정수 과정을 거치고 남은 찌꺼기 등이 섞인 물이다. 명장정수장의 취수량 대비 배출수 비율은 지난해 12~2월 2.9%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2023년 평균이 1.6%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기준 배출수 발생 비율도 2%에 달한다. 예년 기준으로 올해 배출수량 예상치는 하루 2000ｔ이었으나, 실제로는 일평균 약 2500ｔ에 달한다.

사업소는 기후변화 등에 따라 회동수원지에서 오는 원수의 수질 변동으로 배출수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한다. 식물성 플랑크톤 등을 함유한 조류가 늘면 침전성을 저해하고 슬러지도 증가한다. 또 올해에는 별다른 태풍도 없어 조류가 번성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명장정수장의 노후화된 시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명장정수장 침전지와 여과지 시설들은 지어진 지 짧게는 21년, 길게는 52년이 됐다.

사업소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배출수 요금을 확보하려 한다. 필요 예산은 4억3000여만 원으로 추산된다. 추경 절차를 고려하면 올해 요금 납부가 당장 이뤄지긴 힘들어 동래구와 납부 유예 등을 두고 협의할 계획이다.

명장정수사업소 관계자는 “배출수 증가 원인을 딱 한 가지로 꼽기는 어렵다. 복합적인 사유가 작용한 것으로 본다”며 “내년 노후 시설을 전면 개량하는 등 배출수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