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가 53사단 인근 부지의 용도변경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반대 결의문을 낸 해운대구의회 의원들을 제외(국제신문 지난 2월 12일 자 6면 보도)하면서 적법성을 두고 구와 의회가 갈등을 빚었던 가운데, 구의회가 감사원에 청구한 감사 결과에서 구가 심의에서 의원을 제척한 사실이 ‘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부산 해운대구청 전경. 해운대구 제공

감사원은 지난 24일 ‘해운대구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위원 제척 관련’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구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구의원 2명을 이해관계인으로 보고 제척한 사실이 법령을 위반했다며 주의와 통보 조치를 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은 반대 결의안에 참여한 의원들은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참여한 것이므로 국토계획법에 따라 이 부지 용도변경 심의 안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구가 조례 등을 근거로 의원들을 심의에서 제척한 사실은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문제의 안건은 53사단 인근 부지의 용도변경 건으로, 구의회에서 핀셋 용도변경이라며 반대 취지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말 열린 위원회 회의 직전 구의회 의원 3명이 심의위원이면서 반대 결의문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의원이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며 이의를 제기해 도시관리계획 변경 안건이 보류됐다. 당시 이들 의원 2명은 위원회 위원이면서 이 용도변경을 반대하는 취지의 결의문에 서명했다.

이에 구는 고문변호사 2명에게서 반대 결의안에 참여한 구의원이 이 안건의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이해관계충돌에 해당하는지 질의했고, 충돌한다는 답변과 아니라는 답변을 각각 받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구는 이 의원 2명의 심의위원 참여가 이해관계충돌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제척 결정을 내렸다. 이후 의원 2명이 이에 불복하자 그달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두 의원을 참석시킨 후 ‘위원 제척의 건’을 상정한 뒤 위원 16명 중 11명의 찬성으로 제척을 의결했다. 이후 도시관리계획 변경도 의결됐다.

해운대구는 감사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조례를 근거로 이해관계인의 범위를 넓게 해석했으나, 구의원 제척은 잘못됐던 것으로 앞으로 법령 해석과 적용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제척 당사자이자 감사 청구를 주도한 해운대구의회 심윤정 의원은 “해운대구가 잘못을 인정한 만큼 감사 결과에 따른 재발 방지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길 바란다”며 “재발방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의회에서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심 의원은 감사 결과에 따라 시와 시의회에 ‘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도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