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유명 사찰이 오랜 시간 사고자 했던 땅을 대신 매입해주겠다며 호언장담하곤 정말로 땅을 확보한 것처럼 속여 수십억 원의 매매금과 수수료를 받아챙긴 부동산 개발업자가 실형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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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그래픽. 국제신문 DB |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부산 해운대구 한 사찰이 사들이고 싶어 한 땅을 대신 매입한 척 꾸며내 이 사찰 소속 승려에게서 24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해당 사찰 측은 약 10년 전부터 해운대구의 한 땅을 매수하려 계획했으나 소유자의 거절로 뜻을 이루지 못해왔다. 이를 알게 된 A 씨와 그의 남편은 2023년 11월 사찰 측 B 스님에게 땅 계약을 성사시켜 보겠다고 나섰다. 이들을 믿은 B 스님은 30억 원에 땅을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대가로 수수료 명목의 돈(5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A 씨 부부는 땅 소유자를 찾아가 거래를 협의했으나, 소유자 측 대표가 부른 액수는 100억 원으로 B 스님이 말한 30억 원을 훨씬 웃돌았다. 결국 양측은 매매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음에도 A 씨 부부는 마치 30억 원으로 계약을 성공시킨 것처럼 거짓말했다. B 스님을 속이려 매매계약서나 계좌거래내역서를 허위로 작성해 스님에게 보여줬고, 자신들이 지정하는 계좌로 돈을 보내면 땅 주인에게 매매금을 전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계약금·중도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먼저 받아낸 A 씨 부부는 2023년 12월 ‘10억 원을 보냈으니 약속된 수수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말을 믿은 B 스님은 중도금 단계에 주기로 한 수수료까지 총 3억 원을 전했다. A 씨는 남은 수수료를 마저 뜯어내려고 지난해 5월 B 스님에게 ‘매도인이 세입자들을 내보내려고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수수료를 먼저 주면 명도이전을 돕겠다는 취지로 재차 거짓말해 1억 원을 가로챘다.
재판부는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에도 마치 체결된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해 합계 24억 원의 거액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 위조한 사문서를 행사하기까지 했다”며 “피해자의 경제적 피해가 막대함에도 그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서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남편은 지난 6월 사망해 공소가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