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등을 이용해 마약을 들여오는 행위가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단속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2일 강원 강릉시 옥계항에 정박 중인 국외 벌크선에서 대량의 코카인을 적발한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관세청 관계자들이 물품 자루를 옮기고 있다. 동해청 제공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마약 범죄는 4349건, 관련자는 2221명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412건(322명), 2021년 518건(293명), 2022년 962건(294명), 2023년 1072건(461명), 2024년 758건(472명), 2025년 1~8월 627건(379명)이었다.

올해 적발 건수를 지역별로 보면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345건(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다. 서해청은 142건(148명), 동해청은 77건(81명), 중부청은 39건(41명), 제주청은 24건(25명)이었다.

최근 5년간 범죄 유형은 몰래 마약을 심고 기르는 ‘밀경(密耕)이 1537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투약 458명, 판매·운반·소지 212명, 밀수 11명, 제조 3명 등의 순이었다. 올해 1~8월을 기준으로 할 때 밀경 사범은 이미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 8월까지 해경이 적발한 마약류 중 양귀비는 3만1000여 주, 코카인은 1.7ｔ이었다. 코카인은 지난 4월 2일 강릉시 옥계항에 정박 중인 국외 벌크선 기관실에서 압수됐다. 당시 해경은 이 선박이 마약류를 밀반입한다는 미국 FBI의 첩보에 따라 현장을 급습했다. 관련자 14명 가운데 4명이 구속됐으며 10명은 국제 공조 수사를 받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이런 사실을 근거로 우리나라 해상이 국제 마약 밀매 조직의 활동 무대, 마약 밀반입의 주요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의 증원과 수사 장비 확충은 더딘 실정이다. 송 의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양을 통한 마약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어 ‘바다는 마약의 사각지대’라는 말이 나온다”며 “정부와 해경은 마약 수사 인력·장비·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국제 공조 수사를 강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