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국제신문DB

수도권 일부 지역의 KT 이용자들이 해킹으로 추정되는 범죄로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를 본 가운데 이들의 개통 경로가 모두 달라 사건 경위 파악에 있어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기존 광명 사건과 최근 서울 금천구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건을 통합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기준 경찰이 파악한 광명 사건 피해자 수는 26명이다. 또한 금천 사건과 관련해서는 지난 5일 기준 14건의 신고가 파악됐다.

광명 사건 피해자들은 지난달 27∼31일 주로 새벽 시간대에 “휴대전화를 통한 모바일 상품권 구매, 교통카드 충전 등을 명목으로 수십만 원이 빠져나갔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으로 모바일 상품권 80만 4천 원 충전 등을 비롯해 62차례에 걸쳐 1천769만 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광명시 소하동에 살고 있으며 일부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금천 사건 피해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유사한 방법으로 “800만 원가량의 피해를 봤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초기 광명 사건을 수사하던 중 피해가 발생한 휴대전화를 개통한 대리점을 조사했다.

이용자들이 모두 ‘KT 이용자’인 점과 ‘근거리에 거주’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특정 대리점에서 범행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휴대전화를 개통한 대리점은 각각 달랐으며 개통 대리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사건 피해자들이 특정 링크에 접속하거나 악성 앱을 설치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아 수사에 더 혼선을 주고있다.

통상 스미싱 범죄와 사건의 양상이 달라 개통 과정에서의 범행 가능성을 살폈지만, 단서를 잡을 만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은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명시와 인접한 금천구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닮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며 뒤늦게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추가 신고에 나서기로 한 인원도 있어 향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 KT 전산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요금제 이용자도 있었는데, 기지국과 중계기 등 네트워크 장비를 해킹하는 해커가 이번 사례처럼 비교적 소액의 범죄 수익을 노리고 범행하는 경우는 드물어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개통 경로에 대한 내용은 일단 피해자들의 진술에 근거해 확인한 것으로, 관련 조사가 더 필요한 단계”라며 “사건 경위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