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들 총 706억 위자료 청구
- 법무부 “사실 땐 상소 포기” 지침
- 진실화해위 피해규명…재판 촉각
부산 집단수용시설 인권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이 오는 10월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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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전국의 집단수용시설 피해자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과거사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 제공 |
법무부가 ‘사실관계가 확인된 사안은 상소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입장을 세운 가운데, 피해자 대다수는 국가기관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피해 사실을 규명받은 터라 1심 재판에서도 국가의 기조 변화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26일 부산지법은 영화숙·재생원 피해자와 유족 18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오는 10월 15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0일 피해자들이 법원에 소장을 낸 지 약 4개월 만이다. 법원은 이 사건을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선정한 상태다. 정치·경제·사회적 파장이 크고 국민적 관심 정도가 높다고 여겨져 대법원 예규에 따라 신속하고 충실하게 심리되도록 선별된 사건을 뜻한다.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피해자들은 지난 6월 17일 법원에 소송구조를 신청했다. 경제적 여력이 없는 원고 등이 소송 비용 부담을 덜도록 돕는 제도인데, 피해자 대부분은 집단수용시설 감금 여파로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21일 이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인지대 1억8600만여 원과 송달료를 면제시켰다.
소송은 두 건으로 진행된다. 부산지역 원고 155명과 수도권지역 원고 30명이 각기 재판에 임한다. 각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와 법무법인 해마루가 대리한다. 총청구액은 706억 원으로, 시설에 수용된 기간에 맞춰 1년당 8000만 원이 위자료로 지급돼야 한다는 취지다.
또 미성년자 때 수용당해 교육받을 기회를 빼앗긴 피해자 등에겐 1년 최대 2000만 원을 가산하는 등 사정에 따라 최대 1억 원을 더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었다.
피해자들은 ‘피고’ 대한민국의 변론 기조에 주목한다. 지난 5일 법무부가 강제수용 피해자의 국가 상대 소송은 사실관계 확인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 아니고선 상소를 포기한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은 법무부 지침이 새로 선 뒤 처음 시작하는 강제수용 재판이다. 피해자 대부분은 진실화해위로부터 피해 사실을 입증받은 터라, 재판에 나서는 국가의 태도 또한 달라지리라 기대한다.
실제 재판에서 보여 온 국가의 태도는 오랜 세월 고통받은 피해자를 더욱 울분에 차도록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형제복지원·선감학원 등 먼저 치러진 강제수용 소송에서 국가는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사실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남은 기록이 적은 피해자를 두고 ‘진술에만 의존해 믿기 어렵다’거나 ‘배상액수가 천문학적이라 금액을 깎아야 한다’, ‘개별 공무원·시설의 일탈이다’ 같은 자기편의적 논리를 펴왔다.
한편 영화숙·재생원을 비롯한 전국의 집단수용시설 피해자 연대는 지난 25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과거사법 개정안) 발의를 환영하며 조속한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19일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수용시설에서 벌어진 국가폭력을 전수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