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방치된 부산 사하구 신평장림체육관의 다목적체육공간. 백창훈 기자

부실시공 논란을 빚은 부산 사하구의 신평장림체육관(국제신문 지난 26일 자 6면 등 )에서 이번에는 안전 우려로 개관 이후 단 한 번도 이용객에게 개방하지 않고 방치한 체육공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개관한 신평장림체육관의 2층 외부에 조성된 756㎡(약230평) 규모의 다목적체육공간이 1여 년째 방치되고 있다. 애초 이 공간은 게이트볼장으로 조성해달라는 주민 요구를 반영해 인조잔디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설치한 인공잔디가 게이트볼 경기를 하는 데 규격에 맞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잔디 길이가 비교적 긴 까닭에 경기가 원활하게 이뤄지기가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신평장림체육관 위탁 운영을 맡은 시 체육회가 이곳을 풋살장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으나, 풋살 경기를 하기에는 잔디 길이가 짧아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안전 문제까지 발목을 잡았다. 우선 풋살장으로 조성하려면 공이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그물망과 야간 경기를 위한 조명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조명을 달기 위한 철골 구조물 역시 필요한데, 1층 수영장 내부에는 구조물 하중을 견딜 만한 기둥이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시에서는 체육공간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점검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용객들은 애초 건물 설계가 잘못됐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김모(40대) 씨는 “지난해 개관한 지 얼마 안 돼 하자보수로 인한 공사를 한다고 휴관하더니, 2층의 체육공간은 하중의 문제로 방치되고 있다”며 “설계를 얼마나 부실하게 했으면 철골을 세우기 전에 안전점검을 우선 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앞서 지난해 7월 시가 125억 원(국비 50억, 시비 75억 원)을 들여 개관한 이 체육시설은 문을 연 지 1년이 안 돼 곳곳에 하자가 발견되며 보수공사를 위해 3차례나 휴관했다. 부실 시공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타일에 발을 베이는 등의 크고 작은 사고도 최소 14건 발생, 이용객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 관계자는 “체육관 하자보수를 완벽히 끝낸 뒤 안전점검을 통해 조속히 다목적체육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