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청 회의실 대관 거부가 갑질 논란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이번에는 주민단체가 권한을 남용했다며 윤일현 금정구청장을 규탄하고 나섰다. 금정구는 규정대로 대관 업무를 처리했다는 입장인 가운데, 구청 시설 대관 문제가 정치 공방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금정주민대회 조직위원회가 26일 오전 11시 금정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 회의실 대관을 불허와 관련해 금정구청장을 규탄하고 주민대회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금정주민대회 조직위원회가 26일 오전 11시 금정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 회의실 대관을 불허와 관련해 금정구청장을 규탄하고 주민대회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주민단체로 구성된 ‘금정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26일 오전 금정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정구청 회의실 대관 논란은 주민시설인 구청 회의실 사용을 정치적 잣대로 불허한 윤일현 구청장의 행정 갑질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7층 회의실은 공무에만 사용하는 시설도 아닐뿐더러 주민이 직접 제안한 정책 실현을 위해 구성된 단체의 주민대회가 공무와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갑질 논란과 관련한 성명을 낸 국민의힘 부산시당에는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최근 민주당 부산 금정구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이자 금정구의회 소속 이재용 의원의 자료 요청을 두고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이 의원은 금정주민대회의 ‘우수정책 심의회의’ 개최를 위해 구청 회의실 대관을 요구했으나 구가 불허, 이 의원이 대관 기준을 알고 싶다며 5년간의 회의실 사용 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당시 을지훈련으로 업무가 과중한 상황에 무리한 자료 요구를 한다며 노조 게시판 등지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이후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정당한 대관 거부에 보복식 자료 요구는 명백한 갑질 행위라며, 이 의원에게 사과와 지역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당시 그간 기록한 사용 내역이 당연히 이미 있을 것으로 생각해 수많은 직원이 직접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히며 자료 요청을 취소했다.

금정구는 규정에 따라 대관 업무를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대관 신청을 받는 1층 대강당과 달리 7층 회의실은 애초에 직원들이 공무를 볼 때 사용하기 위해 개방하지 않는다”며 “관변단체가 회의실을 사용한 사례는 직원의 담당 업무와 연관이 있을 때만이었고 이번 대관 때도 사용가능한 다른 장소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대관 신청 때)청사 방호 등 우려되는 문제도 있었다”며 “이번 대관 불허는 정치적 문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조직위는 다음 달 14일 금정주민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