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곤 온라인을 통해 연락된 신원 모를 이에게 자녀를 팔아 넘긴 내연의 남녀가 징역형에 처해졌다.부산지법 형사10단독 허성민 판사는 아동매매 등 혐의로 기소된 A(50대) 씨에게 징역 2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아울러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그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여·40대) 씨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내연 관계인 두 사람은 2012년과 2018년 자녀를 출산한 뒤 온라인을 통해 아이를 넘기거나 매매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이들은 2008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 A 씨는 법률상 배우자를 두고 있었고, B 씨는 가족들이 A 씨와의 사이를 알지 못했다. 이런 사정에 자녀를 낳더라도 현실적으로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고 여긴 이들은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인터넷으로 아이를 누군가에게 건네려 했다.

2012년 3월 아들을 낳은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른바 ‘개인 입양’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검색했다. 그러둔 중 포털 사이트에서 ‘아기 입양을 원한다’는 취지의 글을 본 A 씨는 작성자에게 연락해 아이를 입양시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작성자의 신원이나 아이를 안전히 키울 수 있는지는 알아보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후 이들은 같은 해 4월 산부인과로 찾아온 한 부부에게 아동을 인도하는 식으로 유기했다.

이들은 2018년 1월 둘째인 딸을 출산했다. A 씨는 포털 사이트에 ‘신생아를 데려가 키울 분을 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한 사람에게 아이를 넘기기로 했다. 그 해 1월 한 대학병원으로 아이를 받으러 사람이 오자 A 씨는 “병원비를 내고 아기를 데려가라”라고 요구, 병원비 28만8000원을 대신 결제하도록 한 뒤 아이를 건네주는 식으로 매매했다. 둘째 딸의 경우 미숙아로 태어났고, 제대로 양육할 수 있는 자에게 인계되지 못해 두 사람의 행각이 발각될 때까지 출생 신고조차 되지 않은 상태여서 오랜시간 건강하고 정상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외 A 씨는 공사비를 떼먹는 등 근로기준법 위반, 업무상횡령·사기 등 범행으로 9500만 원이 넘는 피해를 초래했다.

허 판사는 두 사람을 두고 “출산 직후의 피해아동을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유기하고, 이미 그와 같은 범행을 한 차례 저질렀으면서도 재차 다른 피해아동을 출산 직후 매매까지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A 씨에 대해서는 “동종 사기 범행 및 무면허운전을 비롯한 교통 범행으로 수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뿐 아니라 변경된 신상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이미 한차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등)죄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으며, 특히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매매)죄 및 사기 범행은 각 누범기간 중에 자숙하지 않고 재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