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등에서 문화상품권 31만 원어치를 구매하겠다며 계좌 이체로 31원을 보내는 등 황당 수법으로 100여 만 원을 가로챈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직원이 송금확인 화면을 자세히 보지 않는 점을 노린 범행으로, 경찰은 업주들이 이체 내역을 꼼꼼히 살펴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부산 사하경찰서 전경. 국제신문DB

부산 사하경찰서는 최근 사기 혐의로 A(20대) 씨를 불구속 수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5월 말께 사하구 관내 편의점 4곳과 서점 1곳을 돌며 137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상품권을 구매하면서 대금은 계좌이체 하겠다고 한 뒤 실제로는 보내지 않거나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직원이 평소 송금확인 화면을 자세히 보지 않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실제로 31만 원어치의 상품권을 구매하면서 31원을 송금한 뒤 입금자란에 ‘310,000원’이라고 적었다. 이를 슬쩍 보여주는 수법으로 직원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편의점 점주들은 상품권 수십만 원 어치를 구매하는 경우가 드물어 단순 호기심에 사용 목적을 묻자, A 씨는 “교회를 다니는데, 신자들에게 선물하려 한다”고 둘러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편의점 주변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피의자 동선을 추적, 신고 접수 일주일 만에 A 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피해 금액을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으며, 대학 졸업 후 마땅한 직업이 없어 스스로 사기 수법을 고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이체를 통해 대금을 받을 때는 이체 금액 등 내역을 꼼꼼히 살펴 사기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