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논리 모두 납득할 수 없는 부산 늘봄실장 정원 반환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 중인 모습. 부산교사노조 제공

부산시교육청이 늘봄학교 업무를 총괄하는 늘봄전담실장의 내년 임용을 유보하면서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이 늘봄 현장 붕괴를 우려한다. 시교육청은 현직 교사 가운데 차출하는 늘봄전담실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대안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라 설명했다.

부산교사노동조합은 1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논리 모두 납득할 수 없는 부산 늘봄실장 정원 반환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애초 시교육청은 2025~2026학년도 2년간 129명(올해 66명, 내년 63명)의 늘봄실장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김석준 교육감이 취임한 후 시교육청은 내년 배정 예정인 63명의 늘봄실장 선발을 보류했다. 시교육청은 내년도 늘봄실장 선발 대신, 이에 해당하는 정원을 늘봄실무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현재 늘봄실장으로 근무 중인 A 씨는 “늘봄 업무는 정규 교육과정과 큰 상관관계가 있다. 늘봄실무사는 애초 계약된 일이 아니면 할 수 없기 때문에 긴급돌봄연계, 학부모 상담 지원 등 쏟아지는 늘봄 민원을 모두 처리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부산교사노조 관계자는 “늘봄 제도와 그 업무 부담은 남겨둔 채, 늘봄실장을 일방적으로 없앤다”며 “이 과정에서 공식적인 의견 수렴이나 현장과의 소통은 전혀 없었다. 늘봄실장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교사 출신 늘봄실장은 현장 전문가이고, 장시간의 근로환경에 놓인 학부모에게 늘봄은 꼭 필요하다”며 “늘봄 운영이 망가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늘봄실장 임용은 유보하고, 늘봄 현장 인력 현황 분석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6명의 교사를 한꺼번에 늘봄실장으로 선발, 학교 현장의 중견 교원들이 대거 빠져나가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앞서 전임 교육감이 늘봄학교를 역점사업으로 추진, 늘봄실장 지원 시 높은 승진 가산점을 부과해 경쟁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8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승진을 앞둔 다른 교원들의 불만도 크다는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TF를 통해 학교 관리자, 늘봄실장을 비롯한 운영 인력, 학부모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했다”며 “업무 부담을 줄이고 늘봄교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