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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의지의 좌절…보수동 아테네학당 ‘책빌딩’ 끝내 판다

오피스텔 대신 복합문화공간…3년전 ‘큰 결단’ 김대권 대표

경영난에 대출이자도 불감당…지자체 연계사업도 뚝 끊겨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5-07-24 20: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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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역사를 품은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키기 위해 오피스텔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복합문화공간을 세운 ‘통 큰 건물주’(국제신문 2022년 5월 13일 자 1면 보도 등)가 경영난 속 외로운 사투를 이어가다 최근 건물 매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중구 보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아테네학당’ 전경. 국제신문 DB
김대권 케이엘디엔씨 대표는 최근 ‘아테네학당’ 매수 의향자로부터 문의가 들어와 매도를 추진했다고 24일 밝혔다. 다만 최종 계약 체결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김 대표는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중심부에 위치한 ‘아테네학당’ 소유주로 2021년 11월 15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해당 건물을 사들였다.

그러나 당시 지역 문화예술계와 상인회 등이 모인 ‘보수동 책방골목 보존과 미래포럼위원회’가 김 대표를 만류하고 설득한 끝에 2022년 5월 건물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 대표가 개발 수익을 포기하고 책방 상인과 상생을 택한 것이다. 김 대표는 기존 건물에 있던 책방 3곳도 그대로 새 건물에서 영업을 이어가도록 조처했고 2·3층은 카페, 4층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그렇게 2023년 3월 문을 연 ‘아테네학당’은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경영난에 시달렸다. 김 대표가 수차례 요청했던 저금리 대출 등 금융지원책은 결국 받지 못했다. 이에 직접 운영하던 카페도 민간에 넘겼으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은행 대출 55억 원을 갚기는커녕 매달 1500만 원이던 은행 이자가 2500만 원 이상으로 올라 손도 못 대는 실정이다.

중구에 따르면 현재 아테네학당과 연계한 지역 문화 사업은 전무하다. 부산테크노파크가 개업 초기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명사 초청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 외에 운영한 2년 6개월 동안 부산시나 중구로부터 행사 대관 제의가 들어온 적 없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중구 관계자는 “구가 직접 운영하는 책방골목 문화관이 있어 아테네학당과는 별도의 문화사업을 함께 진행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책방골목 상인들은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한때 80곳에 달하던 책방은 22곳으로 줄었다. 보수동 책방골목 남명섭 번영회장은 “피란수도의 역사가 담긴 책방골목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고려해 지원해달라고 백번 토로했지만 헛수고였다”며 “고령화된 책방 주인들이 하나둘 장사를 접고 떠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본인의 도전이 지역사회의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까 우려한다. 김 대표는 “선한 의지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당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그때 오피스텔을 지었다면 지금 내 삶이 달라졌을까 자주 생각한다”며 “아픈 선례를 교훈 삼아 공적 가치를 위해 뛰어든 민간 영역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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