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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트리 화인 ‘용접불티’ 지목…“맞다” “아니다” 진실공방

구속기소된 용접사가 재현 실험, 특수가스 쓰니 불티 거의 안생겨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5-07-24 20:04:1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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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경 “당시 가스 없었을것” 주장
- 전류 누설 탓이라는 의견도 나와

부산 ‘반얀트리 참사’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아르곤 용접 불티’를 두고 법원이 참사 현장에서 당시 상황과 비슷한 조건을 갖춰 화재 재현 실험을 벌였다. 그 결과 일반 상황으로 가정된 실험에서는 불티가 생기지 않는 것으로 관측돼 검찰과 용접사 측이 이견을 보이며 대립했다.
지난 2월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을 진행한 모습. 국제신문DB
24일 부산경찰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2부(김병주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기장군 기장읍 소재 참사 건물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에서 비공개 현장검증을 벌였다. 재판부는 당일 오후 최초 화재 장소로 지목된 건물 지하와 지상 1층 PT룸(배관 관리·유지 공간)을 살핀 뒤 화재 재현 실험을 했다. 현장검증에는 재판부와 법원 전문위원, 검찰·경찰·노동청 관계자, 용접사 A(구속기소) 씨 등이 참여했다.

실험 목적은 화재 원인으로 꼽힌 ‘용접 중 불티’ 확인이었다. 검·경은 사고 당시 PT룸에서 A 씨가 그라인더로 배관을 자른 뒤 용접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지하 1층 배관 보온재에 떨어진 뒤 열이 쌓이면서 불이 났다고 판단했다. 반면 A 씨는 당시 아르곤 가스를 활용한 특수용접을 해 불티가 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반 전기용접과 달리 아르곤이 산소를 차단하는 특수용접에서는 불티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험에서 A 씨는 참사 때처럼 직접 배관 파이프를 그라인더로 잘라 이를 아르곤 용접했다. 그라인더로 절단할 때는 순간적으로 불꽃이 생겼으나 그 양이 적었다. 그 뒤 참사 당시 작업 기록에 근거해 아르곤의 양과 온도, 전압 등을 설정한 뒤 파이프를 용접했을 땐 불티가 거의 생기지 않았다. 이어 검찰 측 요구로 용접기에 남은 아르곤 가스의 양을 줄이고 용접 시간을 늘려 실험한 결과, 파이프에서 쇳물이 촛농처럼 흘러내렸다고 한다.

검·경은 참사 당시 A 씨가 아르곤을 활용하지 않았거나 용접기에 가스가 거의 없었다고 본다. 배관에 남은 그을음 흔적 등을 볼 때 아르곤이 분사되지 않았을 수 있고, A 씨에게 용접기사 자격증이 없어 아르곤 활용이 서투를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근거다. 또 불이 났을 때 건물 상황과 현재 상태는 여러 면에서 조건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반면 A 씨 측은 검찰 측이 요구한 실험 상황은 작업 당시와 다르며, 용접 실정과도 다르다고 항변한다.

A 씨 측은 자신의 용접 자체보다는 전류 누설 가능성을 주장한다. 용접기의 홀더선(전류를 용접부로 보내는 장치)과 어스선(전류를 용접기로 돌려보내는 장치)이 서로 멀리 떨어져 설치된 채 용접 작업이 이뤄지면 두 선 사이의 전류가 주변 구조물 등을 통해 여러 경로로 분산돼 흐른다. 이 과정에서 전류가 지나는 일부 경로에 열이 쌓여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누설 전류 가능성은 현장 전소 탓에 수사단계에서 검증되지 못했다.

아르곤이 없는 상태에선 용접이 불가능하다는 설명도 나온다. 한국폴리텍대학 이재국(그린에너지설비학과) 교수는 “특수용접에서 아르곤 가스가 부족하면 전극봉이 곧바로 산화한다. 쓸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 씨는 점 찍듯 임시로 용접하는 ‘가접’을 했다. 이 경우 아르곤을 쓰지 않아도 용접할 수 있다. 또 당시 현장에는 A 씨 외에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엔 좀 더 구체적인 공소사실(화재 원인) 입증 방안, A 씨 측엔 전류 누설로 인한 화재일 경우의 발화 추정 장소 등을 특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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