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에 부산시 등 지자체가 금액을 표시하면서 개인의 소득 수준과 취약 계층 여부를 노출했다는 논란이 인다. 이를 이재명 대통령이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질책하면서 일부 지자체가 뒤늦게 스티커 부착에 나섰다.

부산지역에서 배부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에 금액이 적힌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색상 차별 논란을 두고 “대통령이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자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한 조치’라며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질책은 지난 21일부터 지급을 시작한 소비쿠폰의 선불카드를 일부 지자체가 차별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이뤄졌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개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선불카드 지급 금액도 달라지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색상을 다르게 하거나 금액을 표시하자 개인의 소득 수준과 취약 계층 여부가 노출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소비쿠폰의 금액을 18만 원, 33만 원, 43만 원 등 3가지로 표시해 선불카드를 지급했다. 금액이 선불카드 상단에 표시되면서 고스란히 개인의 소득 수준 등이 드러났다. 광주시는 3가지 색깔로 선불카드를 구분했다. 18만 원은 분홍색, 33만 원은 연두색, 43만 원은 남색 등이다. 순서대로 상위 10%와 일반 시민,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금액이다.

이 같은 논란과 이 대통령의 질타에 행정안전부는 선불카드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안 등을 마련했다. 부산도 일부 구·군에서 스티커를 붙이기로 결정했다. 구 관계자는 “시에서 (스티커 부착을) 권고했다”며 “우리 구는 붙이기로 자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소비쿠폰 지급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일일이 스티커를 부착하는 작업으로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 소비쿠폰은 첫날 30만 건, 둘째 날 50만 건이 지급됐다. 전국적으로는 지급률 28.2%를 기록해 1428만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청 첫 주인 오는 25일까지는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로 신청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