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사건과 무관한 이들의 사진을 두고 ‘가해자’라며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30대 남성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정우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 6월 3일 부산 동래구에서 ‘밀양 여중생 사건 가해자 맛집 식당 근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 게시글을 올리며 사건과 관계 없는 8명의 사진을 첨부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A 씨에 대해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은 법원의 정식 재판 없이 벌금 등 재산형을 내리는 절차다. 그러나 부산지법 약식명령 담당 재판부는 직권으로 이 사건을 정식 공판절차에 넘겼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도 벌금 100만 원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보다 형량을 높여 선고했다.

김 판사는 “A 씨가 피해자들을 성폭행 사건 가해자인 것처럼 얼굴이 확인되는 사진을 공개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초범이고 타인의 게시글을 인용하는 식으로 게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