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유 횡령한 뒷물배, 바지선 압수수색. 부산 동부경찰서 제공

부산 동부경찰서는 해상 면세유를 상습적으로 빼돌려 불법 유통한 혐의로 무허가 석유취급업자 등 32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023년 말부터 석달 동안 부산항 앞에서 급유선, 폐유업체 등과 공모해 면세유 100만 리터(시가 9억 원 상당)을 빼돌려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60대 총책과 50대 자금 관리책 등 6명은 급유선 업체가 외국 선박에 보급하고 남은 기름을 사들였다.

원래 급유선 업체는 기름을 보급한 뒤 해상유가 남으면 이를 정유사에 되돌려줘야 하지만 이들은 이후 해상유를 팔 자격이 없는데도 빼돌린 기름을 바지선 등에 한동안 보관했다가 폐유업체 등에 싼값으로 팔았다.

일당은 이를 매입해줄 폐유업체, 보관·운반할 선박업체까지 조직적으로 포섭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약 1년 3개월간의 장기 내사 끝에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50대 자금관리책을 구속 송치했으며 나머지 31명도 검찰에 넘겼다.

송치된 피의자 중에서는 전 해양경찰청 고위 간부의 형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국내 정유사, 한국석유관리원 등 관계기관에 해상유 불법 유통구조 관련 제도개선 및 현장점검 등 대책 마련 통보했다”며 “정유사에서도 해상유의 유통·주유 과정에 대한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