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성적 위협 의혹(국제신문 2021년 11월 15일 자 8면 보도)을 받은 부산 1세대 청년문화단체 ‘재미난복수’ 대표가 당시 조사를 맡은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상대로 ‘권한을 넘어선 행동을 벌였다’며 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법원종합청사 현판. 국제신문 DB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미난복수 A 대표는 최근 상담소 앞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A 대표는 상담소가 권한을 넘어선 조사를 벌이곤 그 내용을 공공기관 등에 전달해 문화 관련 공모 사업을 취소당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2021년 11월 여성 작가에게 성적 위협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단체는 “동료 작가를 성적 대상화하는 언행을 하고 거절 의사를 무시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며 위협을 가한 데에 대해 반성한다”는 입장을 내고 부산문화재단 산하 ‘부산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에 조사를 요청했다. 상담소가 업무를 수탁한 곳으로, 센터는 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지난해 1월까지 조사했다. 이어 A 대표의 해임 이상 중징계를 요구했다.

A 대표는 상담소가 조사 권한이 없으면서도 단체 측 동의 없이 조사에 나서곤 그 내용을 유포했다고 주장한다. 결과 도출 전 SNS 등으로 A 대표가 가해자라고 못박은 게시물을 올렸다는 취지다. 또 조사가 이뤄지던 무렵에 일부 공공기관에 A 대표가 조사를 받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고, 이 때문에 예술 관련 공모사업에 당선됐다가 취소당했다고 설명한다. 해당 공문은 센터 측이 성 비위 관련 문화예술계 대응체계를 만들자는 취지로 보낸 것이다. A 대표는 소송 전 부산시 인권구제위원회에도 같은 취지의 구제신청을 내 상담소 측의 인격권 침해가 맞다는 판단을 받았다.

A 대표는 사건 당시 고성을 냈을 뿐 성적 위협을 가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시 일이 보통의 성폭력 범주와는 달랐다고 생각했지만 상대가 성적 위협으로 인지했다면 사과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 사과문을 쓴 것인데 마치 큰 성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됐다. 일부 위원은 비밀서약을 어긴 채 나를 악마화한 내용을 SNS로 공유하기도 했다. 상담소 측 반성과 성찰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상담소 측은 “본인이 사과했고, 조사도 본인이 해달라고 요청한 사안이다. 공모 사업 탈락 건도 공문과는 상관이 없다고 자체 확인했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상담소 입장에선 업무방해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한편 여성 작가는 A 대표가 상담소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을 계기로 그를 부산 금정경찰서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