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산 정상 고당봉에 세워진 표석이 훼손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부산 금정산 정상에 세워진 고당봉 표석에 ‘금정’이라고 적힌 종이가 접착제를 이용해 붙여지는 등 훼손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범시민 금정산보존회 제공

13일 부산 금정구에 따르면 지난 11일 금정산 고당봉에 세워진 표석이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글로 쓰인 ‘고당’ 글자 위에 ‘금정’이라고 한 글자씩 적힌 노란 종이가 접착제를 이용해 부착돼 있었다. 신고를 받은 금정구 직원들이 당일 오후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종이가 떼어진 상태였다.

사단법인 범시민 금정산보존회 유진철 회장은 “지난 10일 밤부터 11일 새벽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2018년 표석 뒷면에 거울 3장을 덧대는 등 과거에도 수차례 훼손을 시도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고당봉 표석은 시민 모금 캠페인으로 세워졌다. 2016년 낙뢰를 맞고 기존 표석이 쓰러진 뒤 다시 순한글로 제작됐다. 현재 표석이 있는 금정산은 국립공원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표석의 종이는 제거됐으나, 접착제 잔여물 등이 남아 있어 금정구는 14일 전문 업체에 제거 작업을 맡길 예정이다. 표석이 훼손당했으나 처벌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관련 근거 법령이 없어 수사 의뢰를 할 수는 없다”며 “비 예보가 있어 날씨를 보고 잔여물 제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