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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맹점에…부산 아파트 9만 세대 화재 사각지대

스프링클러 의무 강화 당시, 허가시점-준공시점 갭으로 법 적용 안돼 소방점검 제외

“관련규정 정비 사각 없애야”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5-07-06 20:10:12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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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최근 화재로 자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라 발생(국제신문 지난 4일 자 1면 등 보도)해 소방청의 긴급 안전점검이 진행 중인데, 2005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강화 전후로 건축허가와 준공이 이뤄져 점검 사각지대에 놓인 공동주택이 부산에만 9만 세대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기장군 아파트 화재로 9·6세 자매가 숨진 가운데 지난 3일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부산의 공동주택은 94만3099세대다. 공동주택의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1990년 7월 처음 마련됐는데, 이전에 준공한 공동주택은 10만888세대, 건축허가를 받은 곳은 15만8142세대에 달한다. 스프링클러 미설치 공동주택은 주로 설치 기준이 마련되기 전에 지어진 곳에 많아 이들 노후 주택은 화재에 취약하다.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2005년 1월부터 11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 2018년 6월부터는 6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공동주택의 고층화를 고려하면 2005년 이후 건축허가를 받은 아파트는 사실상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는 건축허가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돼 법 개정 전후로 허가와 사용승인(준공)이 이뤄진 아파트는 노후 공동주택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소방청은 지난 1일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사용승인 20년 경과 전국 노후 아파트 970여 곳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안전점검을 진행 중인데, 2007년 준공한 기장 화재 아파트는 제외됐다. 총 13층인 이 아파트는 2003년 건축허가를 받아 2005년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지 않았다. 건축허가와 준공 시점이 2005년 법 강화 전후로 엇갈리는 아파트는 위험도가 높은 아파트로 분류되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아파트는 부산에만 9만5769세대에 이른다. 다만, 법 강화 전이라도 자발적으로 장치를 설치했을 수도 있어, 실제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규정을 정비해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의대 류상일(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 해도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며 “점검 대상을 확대하고 그에 따른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공동주택 전수조사에 나서고, 소방청도 300세대 미만 소규모 아파트 단지 등을 비롯해 미설치 공동주택 전수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도 지난 4일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 단지의 화재 취약점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스프링클러를 사후에 설치할 수 있는지 기술적·재정적인 측면에서 검토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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