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항 일대에서 정해진 항로를 위반하고 출입하는 선박으로 충돌 위험 사례가 잇달아 발생해 해양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경은 선박 충돌 사고 예방을 위해 홍보 활동과 함께 단속도 강화한다.

부산 감천항과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을 드나드는 선박의 통항 방법과 위반 예시 위치도.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23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부산수산물도매시장에서 출항하던 어선이 같은 시각 감천항에 입항하던 대형 선박과 충돌할 뻔했다. 당시 어선이 제4번 부표를 선회하지 않고 곧장 출항 항로로 진입하는 모습이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포착됐다. 대형 선박 시점에서는 어선이 방파제 뒤 사각지대에 있어 실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부산항VTS는 이 어선의 항법 위반 행위를 두고 부산해경에 수사를 의뢰했다. 선박입출항법을 어기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부산항 항법 등에 관한 규칙 제10조에 따라 감천항 제4부두와 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출항하는 선박은 4번 부표를 배 왼쪽에 두고 선회하는 항로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나 수산물 경매를 마치고 회항하는 일부 어선들이 이 규칙을 위반해 대형 선박들과 충돌 위험을 빚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실제 이달에만 제4번 부표를 선회하지 않아 충돌할 뻔한 사례가 3건이 있었으며, 감천항에 입항하면서 출항 항로로 항해한 선박도 17척에 달했다.

이에 부산해경은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을 드나드는 선박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배부하고 현수막도 게시해 항로 준수 등을 알린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항로 위반 선박 단속을 강화한다. 선박이 자주 오가는 시간대에 육상과 해상 순찰을 하는 동시에, 부산항VTS에서 실시간 모니터링 후 위반 선박을 발견하면 해당 파출소에 알릴 예정이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일평균 10여 척의 근해어선이 감천항을 드나드는데 항로를 위반하는 건 도로의 역주행과 다름 없어 항로 규칙을 준수해 운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