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국제신문DB

이웃주민과 1점당 100원씩 판돈을 걸고 화투를 친 혐의로 법정에 넘겨진 6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9) 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2023년 4월 13일 군산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이웃 3명과 판돈을 걸고 고스톱을 친 혐의로 기소됐다.

핵심은 판돈 규모와 경제적 이득 등을 고려해 피고인의 행위를 ‘도박’으로 볼 수 있느냐였다. 현장에서 적용된 규칙은 통상적인 방식과 동일하게 3점을 먼저 낸 사람이 이기고 승자가 추가로 점수를 내면 패자의 지급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다만 전체 판돈은 10만8400원에 불과했고 1점당 100원씩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승자의 이익은 그리 크지 않았다.

심지어 현장에서 1등은 딴 돈의 일부를 맥주와 통닭값에 보태자는 약속까지 했다. 약 15분 간 지속된 게임에서 승자의 절대적 이익을 배제하는 방식이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스톱을 도박이 아닌 ‘일시 오락’으로 봤다. 이에 검사는 원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사는 항소 이유로 피고인이 과거 도박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당시 고스톱이 경찰 단속으로 중단된 점 등을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적발 당시 피고인 등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소지했던 현금의 총액은 각자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많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령 피고인이 도박을 반복했다고 하더라도 당시 소지했던 현금의 액수를 초과하는 돈이 서로 오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을 살펴볼 때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며 검사의 주장처럼 사실오인 또는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A씨의 무죄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