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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도 보행도 인지력 저하…부산 고령화에 도로 위험천만

고령 교통사고 해법없나 <상> 점점 늘어나는 사고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5-05-25 19:05:42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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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도 위험

- 실제 급정거때 브레이크 속도
- 젊은층 3.09초 比 0.47초 느려
- 작년 지역 사고 2735건 ‘역대급’

# 보행도 위험

- 총 보행사고 중 노인 사망 67%
- “내가 건너가면 차가 멈추겠지”
- 신호 상관없이 건너려는 경향도

부산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사고가 증가세를 보인다. 도로 위 노인의 안전이 위협 받는 상황이다. 국제신문은 ‘고령 교통사고 해법 없나’ 시리즈를 통해 주요 사례별로 특징을 살펴보고 고령자 교통사고의 예방책을 점검해 본다.
상가로 돌진해 ‘쾅’- 지난해 9월 12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한 도로에서 70대 운전자가 몬 벤츠 승용차가 정차해 있던 트럭을 들이받고 인도를 넘어 가게까지 돌진해 멈춘 모습. 해운대구 제공
■마음만큼 안 따라주는 신체

2019년 9월 부산시는 전체 인구 20% 이상이 만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 최초였다. 지난 3월 기준 부산의 고령 인구는 79만1106명으로 전체 인구 325만9219명의 24.3%를 차지하면서 고령 인구의 비율은 더 늘어가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9월 내놓은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부산의 노인 인구는 2035년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지역 전체 인구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10년 뒤에는 부산 인구 3명 중 1명이 노인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초고령사회를 맞아 여러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특히 도로 위 노인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고령 운전자는 운전 미숙 등으로 교통사고를 낸다. 고령 운전자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브레이크를 작동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젊은 운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까닭에 사고 유발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과 그렇지 않은 운전자 각각 17명을 선정해 시내도로 주행을 테스트한 결과 선행 차량 급정거 때 비고령자는 브레이크를 밟는 데 3.09초가 걸렸지만, 고령자는 3.56초로 0.47초 더 늦게 반응했다.

이 밖에도 고령자는 마음만큼 안 따라주는 신체 때문에 도로를 횡단하다가 지나가는 차량에 치이는 등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고령자는 인지 능력과 시력 저하 등으로 교통사고 위험에 더 취약하고 보행 속도가 느려 횡단보도를 건너더라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0년 연령별 보행자 횡단특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차량이 시속 60㎞로 접근할 때 고령자는 65.7m, 비고령자는 81.2m의 거리를 두고 각각 횡단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50㎞ 속도의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고령자는 63.7m, 비고령자는 72.2m를 두고 각각 횡단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걸음이 느린 고령자와 주행 중인 차량 사이 간격이 좁은 만큼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고령 운전자 사례 살펴보니

손님 태우고 ‘쾅’- 지난 3월 부산 김해공항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택시가 승객을 태운 뒤 갑자가 속력을 높여 공항 청사 외벽을 들이받아 차량이 절반 넘게 파손됐다. 부산 강서경찰서 제공
최근 부산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9월 해운대구 어귀삼거리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벤츠 승용차가 정차해 있던 1t 트럭을 들이받은 뒤 인도를 지나던 행인 2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행인 2명이 숨졌다. 지난 2월 서구의 한 대학병원 주차장에서는 60대가 운전하던 차량이 주차장 게이트를 통과하고 인근 차량을 충격한 뒤 이어 수십 m를 더 움직여 경계석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60대 운전자가 숨졌다.

지난 3월 강서구 김해공항에서도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후진하면서 뒤 차량을 들이받고, 갑자기 인도로 돌진했고 공항 청사 건물 외벽을 충돌하고 멈췄다. 이 사고로 운전자가 숨졌다. 지난 4월에도 수영구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70대 운전자가 다른 차량과 1차 사고를 낸 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을 잇달아 충돌하고 주차된 트럭도 충격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 1명이 숨졌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1차 사고를 낸 뒤 2차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게 주된 특징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대부분 1차 사고로 당황한 뒤 페달 오작동 등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기도 하고, 1차 사고 후 차량 통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초고령사회를 반영하듯 최근 5년간 부산의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부상자 수도 모두 증가 추세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0년 1834건 ▷2021년 1985건 ▷2022년 2145건 ▷2023년 2393건 ▷2024년 2735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에는 전체 교통사고에서 15.7%를 차지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23.5%까지 비율이 올랐다. 부상자 수도 같은 기간 ▷2471명(사망 28명) ▷2687명(사망 25명) ▷2941명(사망 25명) ▷3254명(사망 27명) ▷3710명(사망 25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고령 보행자도 조심해야

인도로 넘어가 ‘쾅’- 지난 4월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70대 운전자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뒤 정차해 있던 푸드트럭을 충돌하고 인도로 돌진해 전복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고령 운전자뿐만 아니라 고령 보행자의 도로 위 안전도 위협받는다. 지난 3월 사하구의 한 왕복 2차선 도로에서는 마을버스가 승객 하차 후 출발하는 과정에서 차도를 횡단하던 70대 고령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했다. 이 사고로 70대 보행자가 숨졌다. 지난 4월에도 부산진구 한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정지신호에 정차했던 승용차가 주행 신호에 맞춰 직진하다가 차도를 뛰어 건너다 넘어진 80대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쳐 결국 80대 보행자가 숨졌다.

두 사고를 살펴보면 사고지점 반경 30m 내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었지만, 고령 보행자는 이를 이용하지 않고 무심코 차도를 건넜다. 고령 보행자는 자신이 차도를 건너더라도 당연히 차가 멈출 것으로 예측해 횡단보도나 신호에 상관없이 목적지만 보고 차도를 건너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보행자와 운전자의 부주의 등으로 부산의 고령 보행자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부상자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851건 ▷2021년 797건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2년 848건 ▷2023년 891건 ▷2024년 998건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상자 수도 같은 기간 ▷836명(사망 30명) ▷776명(사망 27명)으로 감소했지만 ▷823명(사망 32명) ▷872명(사망 31명) ▷973명(사망 42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가 한해 평균 2732건이었는데,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32.1%(877건)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자 수에 있어서는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한해 평균 사망자가 48.2명인데, 이 가운데 고령 보행자 사망자가 67.2%(32.4명)를 차치해 고령자일수록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운섭 부산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주의를 당부한다”며 “특히 일반 운전자도 고령 보행자의 이동이 잦은 곳을 주행할 때 주변을 살피는 등 안전에 유의해야 하고, 각 가정에서도 고령 보행자에게 차도를 건널 때 사고 위험을 수시로 알리는 등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부산 고령 운전자·보행자 사고 현황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년도

발생건수

부상

사망

2020년

1834건

2471명

28명

2021년

1985건

2687명

25명

2022년

2145건

2941명

25명

2023년

2393건

3254명

27명

2024년

2735건

3710명

25명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 

년도

발생건수

부상

사망

2020년

851건

836명

30명

2021년

797건

776명

27명

2022년

848건

823명

32명

2023년

891건

872명

31명

2024년

998건

973명

42명

※자료 :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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