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직된 조직문화에 분위기 쇄신
- 행사에 세금 투입 부적절 지적도

적은 급여 등의 이유로 MZ세대 공무원의 퇴직이 잇따르자 부산시가 소개팅 행사를 마련하고 나섰다. 결혼친화적인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면 근속 기간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외투를 손에 걸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는 다음 달 13일까지 미혼남녀 직원 인연만들기 ‘내는 솔로데이(DAY)’에 참가할 공무원을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상자는 부산에서 근무 중인 45세 이하 미혼 공무원이다. 시 본청을 비롯해 16개 구·군, 교육청, 경찰청, 소방본부 등에 소속된 직원이 포함된다. 시는 추첨을 통해 남녀 각 20명을 선발할 예정인데, 이 중 절반은 시청 공무원으로 구성한다.

이번 행사는 ‘사내 연애’를 장려하고자 마련됐다. 공무원 간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지면 공직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조직 내 소통과 유대감도 강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MZ세대 공무원이 저임금과 경직된 공직사회 문화, 악성 민원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공직을 떠나는 추세가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중 재직기간 3년 미만 퇴직자는 ▷2019년 4099명 ▷2021년 7462명 ▷2022년 8492명 ▷2023년 8773명으로 증가 추세다.

일단 공무원 간 만남에 대해 직원들은 좋은 반응을 보였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시청 소속 미혼 공무원 425명(남 279명, 여 146명)을 대상으로 소개팅 행사 참여 희망을 물었는데, 전체의 55%(233명)가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소개팅 행사는 다음 달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시청에 모여 버스를 타고 부산시민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점심식사와 자기소개 시간을 갖는다. 이후 요트체험과 저녁식사 등으로 데이트를 즐기고 , 이튿날에는 옛 시장 관사인 도모헌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고르는 투표를 진행한다.

다만, 시민이 낸 세금으로 공무원만 대상으로 한 소개팅 행사를 마련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행사에는 1900만 원가량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