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의 숙원사업인 두우레저단지 개발 사업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의 어처구니없는 행정 처리로 물거품 위기에 있다.

하동군 금성면 고포리 일원 82만 평에 추진한 두우레저단지 개발 사업 조감도. 두우레저개발㈜ 제공

개발계획 변경 기간 초과로 사업인정이 실효됐기 때문인데 공모 사업에 참여했던 민간업체는 물론 하동군도 심각한 피해를 볼 것으로 보여 큰 파장이 예상된다.

경남 진주 흥한주택종합건설㈜과 한국투자증권 등으로 구성된 SPC 법인인 두우레저개발㈜은 지난 2021년 1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공모 사업의 시행자로 지정된 뒤 3139억 원을 들여 하동군 금성면 고포리 일원 82만 평에 복합레저단지(골프장·레저테마파크·숙박시설 등)를 조성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했다.

또 두우레저개발㈜은 사업부지 내 80%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하동군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중도금 250억 원을 이미 지급했다. 나머지 땅도 대부분 매입해 현재 95%를 확보했다.

하지만 두우레저개발㈜은 미등기 등으로 소유자가 파악되지 않는 부지 5%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국토부와 법제처로부터 사업인정이 실효돼 강제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법제처는 2012년부터 추진한 두우레저개발사업이 단절된 것으로 판단했다. 사업인정이 계속 유효하게 유지되려면 2020년 12월 31일까지 사업 기간 변경이 이뤄져야 하나 49일이 지난 2021년 2월 18일 변경 고시되었다는 것이 이유다.

국토부와 법제처의 결정에 따라 결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의 공모 등의 절차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사업인정이 실효된 이후 사업을 하려면 국토부와 협의가 가능한 개발계획을 다시 수립한 뒤 신규사업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에 사업자로 지정돼 기존 공모 조건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던 두우레저개발㈜은 경제자유구역청의 안일한 행정업무로 현재 황당한 처지에 놓였다. 지금까지 400억 원이 투입된 사업비의 이자 부담은 물론 SPC 법인 자체의 존립 여부까지 우려해야 하는 심각한 단계에 직면해 있다. 민간업체가 정부기관에 공모 사기를 당한 형국이다. 이에 따라 두우레저개발㈜은 주무관청인 경제자유구역청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등 법적 절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두우레저개발㈜에 땅을 매각한 하동군도 난처한 입장은 마찬가지다. 소송 비용과 이자 부담을 줄이려면 이미 받은 땅값 250억 원을 되돌려 줘야 하고 매각 대금으로 추진하려 했던 군의 주요 시책들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하동군은 또 수십년째 방치되다 해결 조짐을 보였던 숙원사업이 갑자기 중단됨에 따라 지역경제발전 기회는 날리고, 주민들의 반발 해결이라는 어려운 숙제만 떠안게 됐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법제처의 회신은 토지수용을 위한 토지보상법상 사업인정의 효력의 상실을 의미하며 수용 재결을 위한 토지보상법상 사업인정을 위핸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공익성 협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