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역할은 지역을 발전, 부흥시키는 것입니다. 교육·연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상생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만난 밀라노공과대학교 프렌체스코 즐로(사진) 디자인대학 학장은 대학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1863년 설립된 밀라노공대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립 공과대학교이자 밀라노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다. 공학 디자인 건축 등 12개 분야에 학사, 석·박사 과정이 개설돼 있다.
특히 1993년 이탈리아 최초의 산업 디자인 학위 과정을 개설한 디자인대학은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디자인대학은 이탈리아 1위, 유럽 4위, 세계 8위에 선정됐다. 세계적인 건축가 겸 디자이너 클라우디오 벨리니 등이 밀라노공대 출신이다. 즐로 학장은 “제품 디자인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패션 디자인 교육을 제공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디자인대학”이라며 “건축과 과학 등을 접목해 실제 시장 요구에 대응하는 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카이스트 등 전 세계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고 소개했다.
이 대학은 밀라노 디자인위크와 패션위크 등 지역 주요 행사에도 협력한다. 그는 (가칭)부산 글로벌디자인페어를 준비 중인 부산시를 향해 “밀라노에는 디자이너와 유서깊은 건축물, 협력 네트워크 등 디자인이 성장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미 K-팝과 K-영화 등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부산이 매력있는 도시라는 점을 내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부산시는 물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즐로 학장은 “밀라노 디자인위크처럼 성공적인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어느 도시에서나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한 행사가 성공할 순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