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는 한국 기업과 부산 출신 디자이너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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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쪽부터 부산 출신 성의정 디자이너가 만든 책을 열어서 전시하는 장(欌 ), 기아가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한 ‘더 케이브’ 작품, 일광전구의 ‘스노우맨’ 제품을 관람객이 살펴보는 모습. 성의정 디자이너·각사 제공 |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트 갤러리 ‘뮤제오 델라 페르마넨테’. 깜깜한 동굴 같은 공간에 기계들이 돌아가며 거대한 비눗방울을 뿜어냈다. 3년 연속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한 기아의 작품이다. 기아는 자사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주제로 한 작품을 공개했다. 현대미술 작가 필립 파레노와 협업한 작품 ‘마키’는 공중에 설치된 조형물을 통해 빛과 공간의 상호작용을 보여줬다. 아티스트 듀오 A.A. 무라카미와 협업한 ‘더 케이브’는 동굴 안에서 소리가 울려 퍼지는 상황을 연출했고, ‘비욘드 더 호라이즌’은 천장의 장치에서 나오는 거품이 거대한 구름으로 변하는 작품이다. 전시를 관람한 그래픽 디자이너 라우라 씨는 “좋은 전시라는 추천을 받고 기아 전시장을 찾았다”며 “빛의 움직임이 미학적인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조명기구업체 일광전구는 조명 비엔날레 ‘유로루체’에 첫선을 보였다. 이번 유로루체에는 25개국 300개 이상 조명 브랜드가 참여했다. 일광전구는 1962년 설립된 백열전구 제조회사다.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조명 기구를 생산하는데, 눈사람 모양의 조명인 ‘스노우맨’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부산동여고와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를 졸업한 성의정(25) 씨는 꿈의 무대로 불리는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에서 데뷔했다. 살로네 사텔리테는 35세 미만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급변하는 시대 속 디자인 관점으로 사물을 창조하는 실험의 장이다. 성 씨는 이번 전시에 책을 열어서 전시하는 장(欌)을 선보였다. 성 씨는 “한국에서도 학교 이외의 곳에 작업을 선보인 경험이 없어 다른 곳에서 저의 작업이 어떻게 보여지는지, 관람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했다”며 “제 작업을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더 넓은 관점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됐다. 다른 국가의 디자이너를 만나면서 일을 대하는 태도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