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력 생산 제품이 러시아 대상 수출 제한 품목으로 지정되자 제3국을 우회해 제품을 판매한 영남지역 기업인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단독 심학식 부장판사는 관세법·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A 씨와 그가 대표로 있는 법인에 각각 벌금 400만 원과 25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의 회사는 영남에 있는 주력제품 생산 업체다.
A 씨는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튀르키예 중국을 우회해 러시아 등 수출 제재 국가에 허가 없이 20차례에 걸쳐 주력제품 46대(약 425만 달러 상당)를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여파로 2022년 2월 24일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무역 제재 국가로 지정됐다. 한국도 같은 해 3월 26일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개정,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수출하는 57개 비전략물자를 상황허가 대상 품목으로 정했다. 이후 추가 개정을 통해 798개 비전략물자로 확대하면서 주력제품이 대상 품목에 포함됐다.
이에 A 씨는 본래 러시아로 수출하던 주력제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것처럼 세관에 신고한 뒤 물품이 제3국에 도착하면 다시 러시아로 운송하는 방법으로 상황허가 없이 제품을 팔기로 했다. 그는 2023년 5월 세관에 38만7500달러 상당의 주력제품 5대를 튀르키예로 수출하는 것으로 신고하고, 부산항에서 선적한 뒤 출항시켜 최종적으로 러시아로 수출하는 등 제품을 우회판매했다.
심 판사는 “주력제품의 상당 부분이 정부의 대상 품목 추가지정 이전에 체결된 계약을 이행한 것이고, 이미 많은 자금이 투입된 주력제품의 수출길이 막히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범행에 이르렀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로의 수출이 막히면서 회사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