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기관 임직원에 청탁·알선
- 예상수익 4% 약속받은 정황
- 1심, 혐의 인정…징역 3년 선고
부산항 북항재개발지역에 생활숙박시설을 짓고자 공공기관 임직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5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태우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9)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B 씨와 공모, 2017~2020년 북항재개발 상업업무지구에 생활숙박시설을 건축할 목적으로 부산지역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청탁 또는 알선을 부탁해 그 대가로 시행사 청산 시 수익의 일부를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았다.B 씨 회사는 해당구역 시행명의사인 컨소시엄 업체 중 하나다.
검찰 공소사실과 1심 판단을 종합하면 B 씨는 상업업무지구 D-3 구역의 토지를 매수해 생활숙박시설 건축을 계획하면서 A 씨에게 청탁 또는 알선을 부탁했다. 지역에서 넓은 인맥을 가진 A 씨에게 시 공무원 등을 상대로 ‘대관 업무’를 맡긴 것이다.
A 씨는 B 씨 회사 측이 부산항만공사(BPA) 간부, 시 공무원, 부산 동구청장, 부산시의회 의원(시 건축심의위원) 등과 만나도록 돕거나 직접 미팅에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때론 시행명의사의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제3자가 아닌 듯 행동했다. 생활숙박시설 설계사 소장이 시 건축심의위원에게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2020년 3월 A 씨는 B 씨에게 로비의 대가를 요구했다. 그는 ‘공무원 등에 대한 청탁을 통해 문제 없이 생활숙박시설을 건축할 수 있도록 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 수익이 생기면 그 중 4%를 달라’고 주장했다. 그 무렵 부산시에 생활숙박시설 건축허가를 신청한 B 씨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그 해 3월 31일 1000억 원으로 예상되던 시행사 청산 시 총수익 중 4%(40억 원)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A 씨 측은 무죄 입장을 피력해왔다. 먼저 BPA 임직원은 공무원이 아니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행위는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알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B 씨와의 우정으로 사업을 도와준 것일 뿐 알선 행위를 한 것이 아니며, 약속받은 수익 또한 알선과 관계가 없는 데다 실제 이 돈을 받지도 못해 효력이 없다고 변론해왔다.
그러나 김 판사는 A 씨 측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항만공사법 등에 따르면 항만공사 직원은 공무원으로 봐야 하며, 단순한 우정으로 친구를 도왔다고 하기엔 지급받기로 한 액수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실제 약속된 돈이 지급되지 않았더라도 대가를 약정한 것만으로 변호사법 위반이 성립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B 씨의 뇌물 혐의도 수사 중이다. B 씨는 BPA 간부에게서 편의를 받고, 그가 퇴직한 뒤 11억 원 상당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뇌물 수수한 혐의를 받았던 이 간부는 지난 13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그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