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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도 집권유지 위해 고도의 정치행위로 포장…포고령 글은 전두환, 선포배경은 박정희 닮아”

12·3 비상계엄 사태 사흘 전 ‘긴급조치9’ 논문 낸 저자 화제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4-12-16 19:04:25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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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9호는 국민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으로 당시 헌법에 비춰도 위헌이 명백한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집권 유지를 위해 대통령 긴급조치권의 본래 목적과는 무관하게 국가긴급권 제도를 악용했다. 이는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을 위한 직무행위가 아니라 개인적 폭주에 가까운 것으로…(중략) 국가의 안녕과 질서 혹은 국익을 명분으로 한 권력자의 불법행위는 더 이상 ‘고도의 정치행위’로 포장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 발표된 학술 논문의 한 대목이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이보드레 연구원·김제완 교수가 법학논총에 투고한 ‘긴급조치 발령행위의 통치행위성과 불법행위성에 관한 고찰’이다.

논문은 1975년 5월 13일 박 전 대통령이 선포한 긴급조치 9호를 현재진행형의 폭력으로 규정한다. 부마민주항쟁 참여자 등 당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한 것은 물론, 오늘날까지도 심리적 통증을 불러오는 트라우마라는 분석이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 사이에서 논문은 화제가 됐다. 이번 내란 사건 직전에 발표된 글인데도 마치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비상계엄 선포를 분석한 듯 서술이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질서와 안녕을 이유로 긴급조치 9호를 발동, 정권 안정을 꾀했다. 2022년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가 위헌으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할 생각이었다. 정권을 지키려 비상계엄을 국가긴급권처럼 사용했다는 고백이다. 법학계는 이번 내란이 위법·위헌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계엄을 ‘대통령의 통치행위’라고 했다.

부마항쟁 때 피 흘린 이들을 비롯해 부산시민이 이번 사태에 두려움을 느끼며 경계한 역사적 맥락이 여기에 자리한다. 계엄이 길어졌다면 마치 긴급조치 9호가 부활한 듯 46년 전처럼 수많은 시민이 군인의 총칼에 쓰러졌을지 모른다. 김종기 부마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그러잖아도 최근 공개된 계엄 관련 문건에 부마항쟁이 ‘부마소요사태’로 표기돼 공분을 샀다. 수많은 시민이 이번 계엄에서 유신 시절을 떠올리며 불안에 떨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논문 주저자인 이 연구원은 “이번 계엄선포 때의 포고령은 1980년 5월 17일 당시의 포고령과 빼다 박아 전두환을 떠올릴 수 있지만, 문언의 유사성이나 계엄 선포 배경을 보면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명분으로 권력 유지 의욕을 보였다는 점에서 박정희와 닮았다”며 “형사는 물론 민사에서도 국가폭력의 구체적 책임자(대통령 개인)를 적시하는 등 사법적 노력이 뒤따라야 전 국민적 트라우마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24년 포고령 1호와 1980년 확대 포고령 10호 비교

-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포고령 1호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 세력의 대한민국 체제 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3.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4.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 행위를 금한다.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6.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 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 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박안수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포고령 10호

1. 1979년 10월 27일에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법 규정에 의하여 1980년 5월 17일 24시를 기하여 그 시행지역을 대한민국 전지역으로 변경함에 따라 현재 발효중인 포고를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2. 국가의 안전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가.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하며 정치목적의 옥내외 집회 및 시위를 일체 금한다. 정치활동 목적이 아닌 옥내외 집회는 신고를 하여야 한다. 단 관혼상제와 의례적인 비정치적 순수 종교행사의 경우는 예외로 하되 정치적 발언은 일체 불허한다.

나. 언론, 출판, 보도 및 방송은 사전 검열을 받아야 한다.

다. 각 대학(전문대 포함)은 당분간 휴교 조치한다.

라. 정당한 이유없이 직장 이탈이나 태업 및 파업행위를 일체 금한다.

마.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를 금한다. 유언비어가 아닐지라도

1) 전현직 국가 원수를 모독 비방하는 행위

2) 북괴와 동일한 주장 및 용어를 사용, 선동하는 행위

3. 공공집회에서 목적 이외의 선동적 발언 및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는 일체 불허한다.

1) 국민의 일상생활과 정상적 경제활동의 자유는 보장한다.

사. 외국인의 출입국과 국내 여행 등 활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한다.

본 포고를 위반한 자는 영장없이 체포, 구금, 수색하며 엄중처단한다.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이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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