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생산국 中 전향적 입장 불구
- 사우디·러시아 등 규제 극구 거부
- 마지막까지 이견 못 좁히고 불발
- 내년 협상 재개…환경단체 반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협상회의(INC-5)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 타결이 무산됐다. 정부간협상위는 내년 추가 회의를 열어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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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정부대표단이 2일 부산 수영구 현대모터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플라스틱 연대기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번 협상위를 이끄는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애초 협상 기한(지난 1일)을 넘겨 2일 새벽 3시까지 이어진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쟁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추후 5차 협상위를 재개해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문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소수의 쟁점이 완전한 합의를 이루는 것을 막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마련을 위한 협상위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각국이 올해 말까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협약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이후 열린 마지막 회의였다. 전 세계 178개 유엔회원국 정부대표단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플라스틱 규제 협약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지만, 회의 마지막 날까지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최소 ‘선언적 협약’이라도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으나 결국 무산된 것이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5차례에 걸쳐 중재안을 제시하는 등 막판까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한국 정부 수석대표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전체회의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만든다는 목표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우리는 (5차 협상위에서) 합의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으며 이는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쟁점은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의 원료인 1차 폴리머의 생산 규제 여부였다. 또 유해 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을 퇴출할지, 협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지 등이 쟁점이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플라스틱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예상보다 전향적 입장을 보였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이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극구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협약에 생산 규제 조항을 포함하는 것을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규정하고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모든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조항에 집중하자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는 내년 새로운 추가 회의(INC-5.2)를 열어 협상을 이어간다. 이번 협상위 개최국인 한국은 조태열 장관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부처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 같은 결과에 환경단체는 반발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INC-5의 결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강력히 거부한 세력에 굴복한 것”이라며 “더는 화석연료와 플라스틱 산업계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방해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