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인구 줄고 불경기 겹친 탓
- 단일상권이라 타격 더욱 큰 듯
25일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 정문 앞 상가 일대는 적막함이 감돌았다. 1층 상가 절반가량에 ‘임대’ 팻말이 붙었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던 버스 정류장 인근 프랜차이즈 빵집도 최근 문을 닫았다. 상인들은 저마다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 영업에 타격이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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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 인근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 경기침체와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일대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동아대병원 일대 상권이 의정갈등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인다. 지역의 다른 상급 종합병원 상권과는 달리 이 곳은 ‘단일상권’을 형성해 타격이 훨씬 크다.
이곳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올해만큼 어려운 적이 없었다. 예전에 10명이 지나다녔다면, 지금은 3, 4명밖에 없다. 매출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며 “주변 가게에 우후죽순 임대 딱지가 붙는다. ‘상권이 다 죽었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고 전했다.
일대 원룸촌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축 원룸은 공실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지만, 의대생 등 입주자들이 방을 빼면서 30%가량이 공실로 남았다. 공인중개사 B 씨는 “지난 4, 5월부터 공실이 크게 늘었다.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보증금을 한 번에 내줘야 하는 임대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내버스 동아대병원 입구 정류소에서 동아대병원 정문까지 이어지는 길은 지역의 대표 상권이었다. 음식점과 카페, 원룸 등이 즐비해 병원 외래 환자나 보호자, 자취하는 의대생과 간호학과 학생들이 주로 이용했다.
전문가들은 상권 붕괴의 이유로 불경기에다 의정갈등이 겹친 것을 꼽는다. 주 고객층이 의료진이나 환자인 만큼 의정갈등으로 유동인구가 줄고 매출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실제 동아대병원의 지난해 10월 하루 평균 외래진료 환자는 3015명이었고, 병상 이용률은 80.6%였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외래 환자 2738명, 병상 이용률 68.3%로 급감했다.
지역의 다른 대학병원인 인제대 부산백병원은 같은 기간 병상 이용률이 80%에서 59%로, 일 평균 외래진료자수는 3000명에서 2300명으로 줄었다. 부산대병원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병상이용률 90%가량에서 올해 50~60%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른 대학병원도 유동인구가 많이 줄었지만, 동아대병원 상권은 종합상권인 다른 곳과는 달리 인근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단일상권이어서 타격이 훨씬 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동아대 강정규(부동산학과) 교수는 “의정갈등으로 인해 내방객이 줄면 인근 상권에도 영향이 있다. 지역경제 위축과 소비력 감소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부산대병원이나 고신대병원 등 상권은 대학 캠퍼스나 관광지가 인근에 있는 복합 상권이지만 동아대병원은 인근에 다른 기관이 거의 없는 단일상권이어서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