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51> 신난다 신명난다 신바람난다 ; 신(申)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4-10-20 18:09:28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풍(風)은 바람, 천(天)은 하늘, 지(地)는 땅, 인(人)은 사람, 해(海)는 바다, 산(山)은 뫼, 수(水)는 물, 화(火)는 불…. 이런 식으로 한자어와 우리말은 1 : 1 대응이 가능하다.

남녀 음양의 성적 결합을 뜻하는 신이라는 글자의 변천.
그런데 한자어 신(神)은 우리말로? 천주교에선 하느님, 개신교에선 하나님이다. 우리 애국가에선 하느님이다. 하늘님의 변형인 듯하다. 하느님이든 하나님이든 하늘님이든 하나의 낱말은 아니다. 접미어 ‘님’이 붙은 복합어다. 風 天 地 人 海 山 水 火 등과 달리 神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딱 하나로 정리가 안된다. 그렇다면 우리 먼 조상들은 神에 해당하는 존재를 순우리말로 뭐라고 불렀을까?

이런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진 선각자가 김양동 교수다. 그의 저서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에 의하면 신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태양인 해와 관계있다. 늘 항상 언제나 아침이면 뜨고 저녁이면 지는 해처럼 신비로운 숭배의 대상이 되기 딱이다. 그 해가 비추는 살인 햇살에서 살이 바로 신이라는데…. 책에서 논의는 복잡해도 간단히 요약하자면 그렇다. 우리 고대문화에서 신(神)의 순우리말은 살이란다. 신석기 시대 때 해의 빛살을 신으로 여기며 토기에 그려 넣은 것이 빛살무늬토기란다. 당시 고대인들에게 머리 빗이 없었을 테니 빗살무늬토기가 아니라 빛살무늬토기라는데…. 나는 무릎을 탁 쳤다. 학계에서 공인된 학설은 아니라지만 언젠가 역사 교과서에서 빗살무늬토기를 빛살무늬토기라고 수정하면 좋겠다.

빛살무늬토기에서 고대인들이 신으로 여기며 그려 넣은 빛살은 직선이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쬐는 모양을 보면 빛살의 모양은 직선이다. │으로 형상화되는 그 직선은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그 양기가 음기를 지닌 臼 속으로 들어간 모양을 나타낸 것이 신(申)이라는데…. 즉 남근이 여음에 삽입되어 결합한 형태를 글자로 나타낸 것이 申이라는 한자란다. 지금 우리가 쓰는 신(神)이라는 한자는 申 왼편에 부수로 시(示)를 넣은 것이지만 원래 신을 뜻하는 최초의 한자는 申이었단다. 그렇다면 이 신은 남녀가 성적으로 결합하는 생식 행위를 적나라하게 노골적으로 그린 글자라는 뜻이다. 숭고한 신에 대한 모독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일리 있다. 신박하다.

동물들은 세 가지에만 관심 있다. 먹는 일, 영역 지키는 일, 짝짓는 일. 이 셋 중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업은 짝짓기다. 후세를 잇기 위한 행위이기에. 만물의 영장인 사람한테도 짝짓는 일은 역시 과연 가장 중요하다.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열.” 16자 천부경도 남녀가 하나를 이루며 자식을 낳고 산다는 내용이다. 남녀가 짝을 지어 은밀히 몸을 하나로 합쳐 교접하니 가장 저속한 것처럼 보여도 짝짓기는 종족 번식을 위한 가장 숭고한 의식이다.

이를 나타낸 글자가 신(申)이란다. 사실 남녀의 정욕이 발하여 결합하는 생식 행위처럼 신나는 일은 없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신명 나는 일이며 제일 신바람 나는 일이다. 극적 쾌락이 있다. 카마수트라는 이를 위한 노골적 경전이다. 수상하게 여겨지는 밀교에서도 남녀의 성적 합일은 접신(接神)의 방편이다. 서로의 씨(DNA)를 합쳐서 종족 번식의 본능적이면서 궁극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숭고한 행위이다. 그런 숭고함이 바로 신이라는데? 그럴듯하다. 서양의 신(God)과는 관점과 차원이 다른 동양의 신(神)이다. 올바른 정설(正說)이나 정해진 정설(定說)은 아니어도 터무니없는 낭설은 아니겠다. 그럼직한 일설이다. 왠지 끌린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도청도설] if, 손아섭
  5. 5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6. 6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8. 8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57년 평생 심한 말더듬에 고통…소통 연결고리 이어주길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