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단독] “아이들 저기 묻었다” 영화숙·재생원 유해발굴로 恨 풀릴까

“암매장지는 사하경찰서 뒤 야산”…피해생존자들 대다수가 특정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4-10-15 19:27:32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진실화해위 1년여 조사 끝에
- 부산시에 유해 발굴 권고 예정

부산 최초의 부랑인 시설 ‘영화숙·재생원’에서 가혹한 처사로 목숨을 잃은 아동의 유해 발굴이 물꼬를 틀 전망이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피해생존자 다수가 ‘죽은 아이 대부분이 뒷산 특정 장소에 묻혔다’고 공통된 증언을 한 것을 토대로, 부산시에 이곳에 대한 유해 발굴을 권고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손석주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유해 암매장 확인 현장에서 피해 아동들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가리키고 있다. 협의회 제공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위원회는 오는 12월 발표될 영화숙·재생원 사건 진상규명 결정서에 이 같은 내용을 담는다. 피해생존자들이 ‘죽은 원생은 근처 야산 소나무를 뽑아 생긴 구덩이에 파묻었다’고 증언한 영향이다. 증언 신뢰성 역시 높다고 봤다. 지난해 8월 직권조사를 개시한 이후 위원회는 약 160명의 진술을 확보했는데, 이들이 설명한 매장 위치나 방법이 서로 부합했다.

매장 추정지는 부산 사하경찰서 뒤편 야산이다. 이름 없는 산으로, 당시 원생들 사이에서는 ‘독수리산’이라 불렸다. 신입 원생이 배치된 공간인 ‘보충대’가 야산 초입에 들어섰었다.

앞서 지난 14일 위원회는 옛 영화숙·재생원 현장을 찾아 유해 발굴이 가능한 상황인지 확인했다. 사체가 야산에 묻히는 장면을 목격했거나 자신이 직접 사체를 수습했다고 밝힌 피해생존자 9명이 함께했다. 6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현재 영화숙·재생원 일대 모습이 크게 바뀐 터라 여러 사람의 기억을 아울러 검토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설이 운영된 1970년 전후에는 주변에 별다른 건물이 없었다. 그러다 1980년대부터 사하구 신평·장림동이 공단으로 개발되면서 공장 창고 학교 등이 생겨났다. 원생들이 갇혀 지낸 시설들은 모두 흔적 없이 자취를 감췄다.

영화숙·재생원 유해 매장 추정지 항공사진. 부산시 생활지도
2시간여에 걸친 확인 끝에 위원회는 산자락 아래 한 골프연습장 주변을 지목했다. 피해생존자 기억과 시설 건너편 옛 행려환자구호소(현 마리아의 집) 방면에서 촬영한 영화숙·재생원 전경 사진을 종합한 결과, 이곳이 옛 보충대 건물에서 ‘독수리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해당한다고 봤다. 해당 골프연습장 일대를 ‘ㄷ’ 자로 발굴하면 유해가 나올 수 있다는 거다. 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사진 속에 나타난 지리상 조건과 피해자들의 증언을 맞춰보면 골프연습장 주변의 3면에서 시신 암매장 사실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부산시에 유해 발굴을 권고할 계획이다. 내년 5월이면 위원회 활동이 종료돼 직접 발굴에 착수하기 어려우니, 선감학원 사례처럼 지자체에 역할을 당부하려는 것이다. 위원회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 진상규명을 결정하면서 경기도 차원의 유해 발굴을 권고했다. 실제 경기도는 지난 8월부터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위원회의 권고가 공식화하면 발굴 수행 주체나 시기, 장소 등을 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8. 8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몸 불편한 엄마 화장실이라도 편히 사용했으면”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