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49> 두뇌와 뇌망 ; 머리가 좋아지려면?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4-07-07 19:20:4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버스에서 막 내리려는데 출입구 바로 옆 좌석에 앉았던 학생이 아버지한테 질문했다. “광부에서 부가 무슨 뜻이에요?” 나는 엉겁결에 대답했다. “아비 부!” 그렇게 괜히 잘난 체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그런데 아비 부가 맞는지 찝찝했다. 아뿔싸! 아비 부(father)가 아니라 지아비 부(husband)였다. 오륙도행 24번 버스는 이미 떠났다. 택시를 타고 앞질러 학생에게 내가 잘못 말한 걸 알려주고 싶었지만 못했다.

두뇌에서 한자로 연결되는 뇌망으로 좋아지는 머리
그게 아쉬워 나는 ‘글자따라 생각따라’ 라는 유튜브 동영상 50회에서 내 잘못을 수정했다. 물론 그 학생이 인기 없는 이 동영상을 볼 리는 만무(萬無)하다. 만에 하나 만일(萬一) 본다면 부연되는 설명까지 들으면 좋겠다. 아비 부(父)와 다른 지아비 부(夫)는 젊은 남자(大)가 장가를 가서 머리에 상투(―)를 튼 모양의 한자다. 지아비 부와 아녀자 부가 합치면 부부(夫婦)다. 농부 어부처럼 광부에서의 부는 지아비 부다. 일하는 지아비 남자다. 말을 부리는 마부(馬夫)도 지아비 부다. 지아비는 훌륭한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만들 공, 지아비 부인 공부(工夫)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조선시대 사대부(士大夫)의 부도 지아비다. 이모부(姨母夫)는 이모의 남편이기에 지아비 부를 쓴다. 한글 전용을 하면 광부 마부 부부 공부 사대부 이모부가 따로 논다. 하지만 한자를 알면 그 단어들은 지아비 부라는 한자로 서로 연결돼 있음을 안다. 그렇게 두뇌(頭腦) 머릿속 연결망인 뇌망(腦網)이 몇 가닥 늘게 된다. 머리가 조금 좋아진 것이다.

이렇게 두뇌의 뇌망이 보다 촘촘하게 늘어나 머리가 좋아지는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하나의 한자는 하나의 뜻으로부터 파생되어진 여러 뜻들이 있다. 가령 성(性)의 처음 뜻은 변치 않는 마음인 ‘바탕’이다. 그런 성질(性質)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 성리학(性理學)이다. 사람은 누구나 머릿속 마음속에 이성(理性) 감성(感性)을 가지고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남성(男性)과 여성(女性)은 그 성품(性品)적 바탕이 전혀 다르다. 그런 이성(異性)의 성품을 주고받는 성교(性交)가 성행위(性行爲)다. 한글 전용을 하면 성질 성품 이성 감성 성리학 남성 여성 이성 성행위라는 낱말은 제각각 따로 논다. 하지만 한자를 알면 바탕 성(性)으로 서로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성씨에서 성은 혈육의 바탕이기에 성(性)을 쓸 것 같지만 성(姓)이다. 성씨 성명 백성은 성(姓)이라는 한자로 연결된다. 그렇게 두뇌의 연결망이자 그물망인 뇌망이 몇 가닥 늘게 된다. 머리가 또 조금 좋아진 것이다.

두뇌가 좋아진다는 건 머릿속 연결망인 뇌망의 가닥이 늘어나는 걸 뜻한다. 후천적으로 머리가 좋아지려면 뇌망을 더욱 촘촘히 깔면 된다. 이때 한자는 한자 지식보다 한자 사고의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용수철(龍鬚鐵) 용설란(龍舌蘭) 곤룡포(袞龍袍) 공룡(恐龍) 용궁(龍宮) 등의 낱말은 용(龍)이라는 한자로 연결돼 있다. 과연 누구한테 내 소중한 자식 교육을 맡기고 싶을까? 한글만 가르치는 선생님과 한자도 가르치는 선생님 중…. 아무리 강경한 한글 전용론자라도 자식 교육 앞에선 진실이 드러나는 법이다. 24번 버스에서 만난 그 학생은 앞으로 공부를 잘할 것이다. 국어 생활에서 그런 식의 기특하고 대견한, 신통한 질문을 매일 하면서 한자를 알아가며, 뇌망을 점점 촘촘히 깔아가며 산다면! 국어력이 강화 증진 향상되므로 삶도 형통해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3. 3‘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4. 4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5. 5[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6. 6[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7. 7[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10. 10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1. 1[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2. 2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3. 3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4. 4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5. 5[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6. 6[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8. 8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9. 9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5. 5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6. 6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7. 7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8. 8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2. 2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3. 3[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4. 4[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5. 5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6. 6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9. 9"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몸 불편한 엄마 화장실이라도 편히 사용했으면”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