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화학물질 분류돼 기준 없어
- 유해화학물질 위주로 관리 한계
- 전용 소화기 개발도 어려운 실정
- 市, 취급업체 30일까지 긴급점검
경기도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 공장 화재는 통상 한번 불이 붙으면 진압이 어렵고 순식간에 대량의 불길과 연기가 발생하는 리튬 특성 탓에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차전지에 비해 화재 가능성이 작아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안전 기준이나 관리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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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25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는 일차전지 1개에서 발생한 불이 인근에 보관 중이던 3만5000여개의 일차전지로 옮겨붙으며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순식간에 대량의 불길과 연기가 발생했고 연쇄 폭발이 일어나 공장 내부에 있던 노동자가 대피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해당 공장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연면적 5530㎡ 규모로 총 11개 동 가운데 3번 건물에서 불이 났다.
리튬은 한 번 불이 붙으면 통상적인 방법으로 끄기 힘든 특성상 소방당국의 초동 진화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주변으로 번지지 않도록 방화선을 구축한 채 ‘자연 진화’ 되기만을 기다렸다가 화재 발생 22시간 만인 이날 오전 8시48분께 최종 진화했다. 리튬은 통상 불에 타고 있을 때 물에 닿으면 수소 가스가 발생해 폭발로 이어지는 금수성 물질로 분류된다. 그러나 해당 공장의 일차 전지에는 극소량의 리튬이 포함돼 물을 뿌려도 추가 폭발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 판단에 따라 소방용수로 잔불을 껐다.
■ 일차전지 관리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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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업체의 모회사인 에스코넥 박순관 대표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연쇄 폭발’로 대규모 사상자를 냈지만 일차전지(리튬 배터리)는 이차전지(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화재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여겨져 별도의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 기준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은 고온의 열에 노출되거나 수증기와 접촉하지 않는 이상 그 자체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아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일반 화학물질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방법상 금속화재는 화재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아 전용 소화기 개발도 어려운 실정이다.
낙동강환경유역청과 부산시도 경기도 화성 공장 화재 이전까지는 리튬 배터리를 제작·보관하는 지역 업체 관리 명단을 토대로 안전 점검 등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리튬이 유해화학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리튬 배터리와 관련된 업체도 단순 제조업이나 보관저장업 등으로 분류해 정확한 규모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차 전지에 비해 사고 위험성이 낮다고 하지만 이번 화재를 계기로 리튬 배터리를 취급하는 업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관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부산시 긴급 현장 점검 예고
시는 이날 화재 폭발 대비 긴급 안전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시에 따르면 지역 위험물질 취급 업체는 ▷일차(이차) 전지 및 축전지 제조업체 37곳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 58곳 ▷유해화학물질 관련 업체 15곳 등 모두 110곳이다. 시는 오는 30일까지 유관기관 등과 함께 위험물 취급 업체를 대상으로 합동 긴급 점검을 실시한다. 김경덕 시 시민안전실장은 “(리튬 배터리와 관련해) 평소 안전 점검을 실시하지 않다 보니 긴급 현장 점검을 나가봐야 위험 요소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향후 안전 관리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소방재난본부도 이날 소방관서장들과 긴급 영상회의를 개최해 일차전지 등 제조업체 화재예방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방은 유관기관과 함께 긴급 화재안전조사를 추진하고 무인방수차 등 특수차를 활용한 대량 방수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배터리 산업 현장 안전점검 TF’를 구축한다. TF에는 국가기술표준원, 소방청, 배터리산업협회,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이 함께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