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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 반대 커지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이대로 갈 건가

2024년 6월 21일 19면 참고

  • 감민진 가야초 교사
  •  |   입력 : 2024-06-24 19:18:49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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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추진 중인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이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서구 서대신동 구덕운동장 부지에 기존 체육시설을 모두 허물고 축구전용구장과 업무·상업시설에다 아파트까지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아서다. 인근 주민들이 고층 아파트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데다 최근엔 구덕운동장이 부산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져 재개발 당위성에 더욱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부산시의회조차 “여론 수렴이 충분하지 않다”며 심의를 보류했을 정도다.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오랫동안 표류한 부산시 과제 중 하나다. 지어진 지 50년 넘은 시설의 유지 보수 한계를 극복할 현실적인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역사가 깃든 부산 최초 공설운동장이라는 상징성을 보존하고, 생활체육공간이 절대 부족한 원도심의 수요 욕구를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부산시가 민간 자본을 끌어 만든 현재의 재개발 방안이 이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게 대다수 주민의 여론이다.

구덕운동장은 부산 시민 전체에 단순한 체육시설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부산시가 2020년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미래유산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의 흔적을 담은 유무형의 자산 중 미래세대에 남길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건물 장소 먹거리 등을 말한다. 관련 조례에는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고 활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대목도 있다. 2017년 야구장을 허물 때도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가 사실상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운동장마저 없앤다고 하니 주민 반대는 더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

구덕운동장 옆에 수영장 헬스장 배드민턴장 등을 갖춘 부산국민체육센터가 들어섰을 때 서구 주민들은 등록을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설 정도로 반겼다. 원도심의 생활체육시설 부족 실태를 대변하는 장면이다. 행정 입장에선 낡은 시설을 유지 보수하느니 완전히 새로 짓는 게 편할 수는 있다. 사업비는 아파트 건립 등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민간자본에 맡기면 된다. 하지만 그 결과가 구덕운동장 원형 상실이고 뜬금없는 초고층 아파트촌 변모라면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주민 의사를 제일 우선해야 한다.

부산시가 사업을 꼭 추진해야 한다면 주민 설득에 필요한 별도 방안을 내놓아야 하고, 아니면 재검토하는 게 좋다.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호화 주택 높은 담 아래로 초라한 판잣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판잣집 주인은 옆집과 자신을 비교하여, 가난이 죄라며 불만도 서러움도 많았습니다. 그런 판에 저택에서 수시로 구정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느 날 판잣집 주인은 저택을 찾아가 자기 집이 있는 쪽으로 구정물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런데 저택 주인은 인상을 써가며 언짢은 말투로 일축했습니다. “아니,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게 마련인데 시비는 무슨 놈의 시비요?”

일순간 판잣집 주인은 저택 주인을 괘씸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 꾀를 짜냈습니다. 곧바로 저택 정원을 향해 굴뚝을 높이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땔감만 골라다가 불을 지폈습니다. 저택에선 냄새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도도하게 판잣집에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판잣집 주인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아니, 그렇게도 지체 높으신 분께서 연기가 낮은 데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이치도 모르셨던가요?” 그 후 호화 주택은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이사 갔습니다.

남의 입장을 조금만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좋아질까요?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구덕운동장 재개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시는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은 부산시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고민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 여러분이라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은지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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