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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자연을 하나의 생태계로 이해하고 계획해야”

티모시 비틀리 버지니아대 교수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6-19 19:35:31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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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바이오필릭시티 회원도시로
- 인간의 오감을 자연과 연결 개념
- 을숙도·낙동강 하구 적합한 지역

“전 세계 인구의 54%가 도시에 몰려 있고 도시는 점점 거대해집니다. 이러한 흐름을 피할 수 없다면 도시와 자연을 나누는 이분법적 시선이 아닌 도시를 하나의 생태계로 간주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티모시 비틀리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가 바이오필릭시티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지난달 열린 ‘바이오필릭시티 부산 국제 콘퍼런스’를 위해 부산을 찾은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티모시 비틀리(도시환경계획과)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비틀리 교수는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 처음 만든 ‘바이오필리아(Biophilia)’ 개념을 토대로 친환경 도시 계획 이론인 ‘바이오필릭 시티’ 개념을 만들고 도시 네트워크를 설립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바이오필릭시티 네트워크 회원 도시로 공식 인증됐다.

바이오필리아는 자연을 향한 인간의 타고난 정서적 친화성을 의미한다. 비틀리 교수는 “자연과 밀접하게 연결될수록 스트레스는 줄고 인지능력은 향상된다. 사회 전체로는 도시에 나무를 심을수록 범죄율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따라서 바이오필릭시티의 핵심은 인간의 시각, 청각 등 오감을 자연과 연결하고 도시 내 생물다양성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바이오필릭시티는 단순히 자연을 도시 인프라의 하나로 보는 관점을 뛰어넘는다. 비틀리 교수는 “대부분 도시의 녹색 계획은 적절한 수준의 공원을 만드는 데 그친다. 그러나 바이오필릭시티는 도시 자체를 하나의 생태계로 이해하는 것이다”며 “뉴질랜드 웰링턴이 ‘숲속 도시’를 선언하고 싱가포르가 ‘정원 도시’에서 ‘정원 속 도시’로 도시 표어를 바꿨다. 이는 도시 계획의 거대한 방향 전환이다”고 말했다.

비틀리 교수는 바이오필릭시티를 만들 때 ‘불평등’ 문제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녹색 자연은 도시에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 주지만 소수의 독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틀리 교수는 “누구나 녹지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도시 개발로 인한 이익을 지역 사회 구성원에게 분배할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며 “바이오필릭시티 개발 이익을 소수의 사람이나 기관이 독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틀리 교수는 을숙도와 낙동강 하구 일대를 둘러보고 바이오필릭시티 조성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낙동강 하구 일대는 한 해 수만 마리의 철새가 찾는 우리나라 최대 철새 도래지다. 을숙도는 과거 1980년대 쓰레기 매립지로 쓰이다가 정화와 환경 복원을 거쳐 공원과 철새 관찰·교육센터, 야생동물 보호센터로 재탄생했다. 비틀리 교수는 “이곳은 강과 산이 어우러진 자연 풍경과 풍부한 생물종다양성을 갖추고 있다”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도시 모델로 성장할 만한 충분한 조건이다”고 진단했다.

티모시 비틀리 교수는 미국 버지니아대학에서 지속가능한 도시계획 분야를 25년 이상 연구 강의했다. 대표 저서로는 ‘바이오필릭 시티’ ‘도시를 바꾸는 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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