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아파트 계획안 시민 반발 속
- 근현대 부산 100여년 역사 가치
- “개발 땐 상징성 소실될 것” 비판
- 심의위 가능성… 취소 사례 전무
- 市 “보존이 꼭 전제되는 건 아냐”
부산시의 서구 구덕운동장 복합 재개발안을 두고 일대 주민 등이 반발(국제신문 지난 7일 자 6면 보도 등)하는 가운데 재개발이 진행되면 구덕운동장의 미래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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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덕운동장의 모태로 1928년 건립된 부산공설운동장의 야구경기 모습. 국제신문 DB |
19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20년 구덕운동장을 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1928년 부산 최초의 종합운동장으로 건립된 역사성을 시가 인정한 것으로, 구덕운동장은 시 지정 미래유산이 됐다. 시는 2019년부터 조례예 근거해 미래유산을 선정한다. 근현대 부산을 배경으로 다수의 시민이 체험하거나 기억하는 사건, 인물 또는 이야기가 담긴 유무형이 미래유산의 대상이다.
하지만 시가 구덕운동장 일대 재개발에 나서면서 구덕운동장 원형이 보존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는 지난 17일부터 구덕운동장 일대에서 ‘부산 미래유산 지킴이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시위에 참가한 임병율 씨는 “100년에 이르는 근대스포츠 역사 현장이자 부산 최초 공설운동장의 역사성과 상징성은 어디 갔느냐”며 “유형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미래유산이 지정된 것 아닌가. 시의 개발 계획대로라면 미래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심재민 문화체육국장은 “문화유산 등과 달리 미래유산은 유무형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지 보존이 반드시 전제돼 있지 않다”며 “안전등급 C등급인 시설물(운동장)을 보존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덕운동장은 최초의 종합운동장으로서의 유형적 가치는 물론 항일학생의거의 시발점이라는 무형의 가치도 있다. 그렇기에 건물을 유지하는 게 미래유산의 역사성을 반영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구덕운동장 복합개발 사업을 발표하면서 축구 전용구장을 비롯해 체육문화시설·상업시설 등을 짓고자 한다. 이 계획에는 공동주택·오피스텔 건립도 포함돼 있다. 주거시설 규모는 850세대(4동·49층)로, 지난 2월 발표된 계획(530가구·3동·38층)보다 확대돼 주민의 반발이 거세진 상황이다. 시는 8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충당을 위해 주거시설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공공부지를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시의회도 ‘구덕운동장 일원 도시재생활성화계획·도시재생혁신지구 계획의 의견청취안’의 심사를 보류했다. 재개발로 인해 실제 미래유산 지정 취소가 본격 논의된다면 미래유산보존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지정됐던 미래유산이 취소된 사례는 없었다. 미래유산 지정 등의 업무는 문화유산과가,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은 체육진흥과가 주도하면서 창조도시과와 협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