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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칼럼]여름철 집중호우, 제대로 알고 대비하자

  • 유희동 기상청장
  •  |   입력 : 2024-06-15 07: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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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은 힘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시기를 놓치거나 미리 준비하지 않아 나중에 더 큰 힘을 쓰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 속담은 매년 여름 반복되는 집중호우에도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집중호우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비한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집중호우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현상으로, 부산과 울산, 경상남도에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발생한 날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25.1일로 과거 10년 전보다 약 5일 늘었다. 집중호우의 강도 또한 강해지고 있는데, 지난해 부산 영도에 시간당 91.5mm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경상남도 진주에는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8일이나 나타났다.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일대가 집중호우로 인해 도로 일부가 침수되어 있다. 국제신문 DB
이처럼 집중호우의 강도가 강해지고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했고, 그로 인해 공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3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승인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에서는 인간 활동으로부터 배출된 온실가스가 전 지구 지표 온도를 1850~1900년과 비교해 2011~2020년 사이에 1.1℃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물리학의 클라우지우스-클라페롱 방정식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은 이론적으로 7%가량 늘어나는데, 이 양을 무게로 환산하면 약 8,900억 톤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력 발전 댐인 중국 싼샤댐의 저수량이 393억 톤 정도이므로, 싼샤댐 22개가 터진 것과 같은 양의 물이 대기 중에 수증기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 어마어마한 양의 수증기가 집중호우로 돌변하게 된다면 산사태, 침수, 건물 파손, 정전, 하천 범람뿐만 아니라 인명피해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하천 인근을 지나던 주민이 집중호우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있었고, 경상남도에서는 도로 주변으로 540톤에 달하는 토사가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통제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다. 최근 기상청이 정부 합동으로 발간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전국 53명으로,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았다. 이제는 모두가 나 역시도 언제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겪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히 대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집중호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일기예보, 기상특보 등 최신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의 레이더 영상이나 날씨누리 홈페이지의 10분 단위 초단기 강수 예측 정보를 통해 비의 강도와 비구름의 이동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니, 이 자료들을 자주 확인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홍수, 침수, 산사태 등 기상재해 위험요인을 미리 점검하여 취약한 축대나 담장 등을 정비하고, 배수로를 청소하는 일도 필요하다. 또한, 저지대나 상습 침수 지역, 산간 계곡, 하천 주변, 지하 시설 등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주민들은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가까운 대피 장소와 비상 연락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본격적인 집중호우가 시작되면 외출을 자제하고, 만약 밖에 있는 상황이라면 신속하게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맨홀 주변이나 가로등, 고압 전류가 흐르는 공사장 등에는 접근하지 않아야 하며, 침수된 다리나 지하차도 같은 도로에서는 불어난 물에 휩쓸릴 수 있기에 절대 건
유희동 기상청장
너지 않아야 한다.

점점 더 강해지고 자주 발생하는 여름철 집중호우로부터 올해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집중호우 피해 없이 안전한 여름을 나기 위해, 미리 우리 집 주변부터 점검해 보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에 미리 차근차근 대비한다면 이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기상청도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위기와 위험기상의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희동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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