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개정 민자도로 조례
- ‘공공 이관 때 무료화 노력’
- “스스로 취지 무색하게 해”
- 시민사회 유료화 반발 지속
부산시가 내년부터 백양터널 관리·운영권을 넘겨받으며 통행요금을 현행보다 낮추는 조건으로 유료화를 추진(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1·3면 보도)하는 것을 두고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한다. 시의회도 시의 통행료 징수 계획을 승인하면서 내년에도 백양터널을 지나려면 통행료를 내야 한다. 시는 물론 시의회도 ‘유료도로의 관리·운영권을 시가 이관 받을 때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난해 개정한 관련 조례의 취지를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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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사상구와 부산진구를 잇는 백양터널의 통행료를 계속 징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9일 백양터널을 통행한 차량들이 사상구 백양터널요금소에서 통행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부산시가 제출한 백양터널 관리 이행 계획 결정 동의안을 10일 심사해 원안 가결했다. 이 안건은 백양터널의 통행료 유료화와 신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시의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 이 가운데 요금 안건은 건설교통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승인한 것이라고 해양도시위원회는 밝혔다.
시의회가 동의하면서 시는 백양터널의 관리권을 넘겨받는 내년 1월부터 통행료(소형 기준)를 현행 900원에서 400원 인하한 500원으로 징수할 수 있게 됐다. 경차는 500원에서 300원, 대형은 1400원에서 1100원으로 낮춰 받는다. 시는 무료화 때의 교통 혼잡 심화와 신백양터널 추진에 따른 요금 체계의 혼란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통행료를 인하하되 계속 걷을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해 시의회는 ‘부산시 민자도로 유지·관리 및 실시협약 변경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공공부문이 유료 민자도로 관리·운영권을 이관 받을 때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이관되기 3년 전까지 관리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명시했다. 이는 각각 내년과 2027년 관리·운영권이 이관되는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의 통행료 징수를 염두에 둔 조례 개정이었다. 개정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배영숙(부산진4) 의원은 “백양터널 요금을 400원 낮추는 것만으론 지난 24년 동안 소음, 진동 피해를 입은 부산진구와 사상구 주민 지원책으로 불충분하다. 다자녀 할인처럼 주민 할인 지원책 등 요금 감경 범위를 늘려야 한다”며 “부산시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시가 무료화를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고는 볼 수 없다. 아울러 백양터널의 사례가 수정산터널 등 향후 관리권이 이관될 유료도로 통행료 징수의 선례가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백양터널 유료화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신백양터널과 시가 관리하는 백양터널의 요금 체계에 일관성을 부여하겠다는 시의 발상은 시민 편의보다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을 우선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유료도로 천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의지가 없는 것인지 시와 시의회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시 감사위원회는 올해 초 부산시가 백양터널 등 6개 유료도로의 민간사업자에게 20년간 재정지원금 3375억 원을 주면서 145억 원의 부가가치세를 잘못 지급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집행한 지 5년이 지난 보조금 85억 원은 법적 근거가 없어 환수하지 못했다. 미환수금은 ▷백양터널(38억 원) ▷수정산터널(28억 원) ▷을숙도대교(19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