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내년부터 백양터널의 관리·운영권을 넘겨받으면서 통행요금을 현행보다 낮추는 조건을 붙여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무료 전환 땐 백양터널의 통행량이 늘어 교통혼잡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부산의 전국 최다 유료도로 현실을 비판해온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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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내년 백양터널의 관리·운영권을 넘겨받으면서 통행료를 계속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진은 국제신문 취재진이 9일 항공 촬영한 사상구 모라동 백양터널 요금소 일대 전경.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부산시는 부산시의회에 백양터널 관리 이행 계획 결정 동의안을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계획안에는 통행료 유료화와 신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 동의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 백양터널은 사상구 모라동과 부산진구 당감동을 잇는 2.44㎞ 왕복 4차로 터널이다. 2000년 개통해 2025년 1월까지 민간사업자가 운영한다. 제3도시고속도로인 관문대로의 대표 병목 구간으로 상습 교통 체증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부산의 핵심 교통망 중 하나다.
시는 내년 1월 터널의 관리권을 이양받으면서 무료화가 아닌 유료화를 선택했다. 현행 요금은 경차 500원·소형 900원·대형 1400원이다. 시는 내년부터 경차 300원·소형 500원·중형 800원·대형 1100원을 받는 방안을 추진한다. 백양터널은 시의 통행료 인상 억제 방침에 따라 2008년과 2015년에만 각각 요금을 100원 올렸다.
시는 백양터널 통행료를 계속 걷는 이유로 교통 혼잡 우려를 내세웠다. 백양터널은 하루 평균 7만5000대가 오가는데 무료로 바꾸면 통행량이 41%(10만6000대) 늘어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유료에서 무료로 전환한 부산 도로는 최소 28%(황령터널)에서 최대 37.7%(만덕2터널)까지 통행량이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다만 시는 징수된 통행료를 관문대로 일대에서 소음과 진동 등으로 불편을 겪은 주민을 위해 교통시설 환경 개선에 사용할 방침이다. 시 고위관계자는 “가뜩이나 교통 체증이 심각한데 무료화가 되면 교통량이 급증해 큰 혼란이 우려된다. 시민 입장에서는 무료화하는 것이 좋겠지만 전반적인 교통체계 개선을 고려하면 유료화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시민 부담 경감을 위해 요금을 낮추면서 교통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는 유료도로가 현재 8개나 된다. 여기에 만덕~센텀 대심도와 사상~해운대 지하화 고속도로 등 앞으로 생길 교통망도 고가의 통행료가 책정될 전망이다. 시의 이번 백양터널 통행료 유료화 방침이 향후 민간사업자로부터 이관될 유료도로의 통행요금 책정 때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과) 교수는 “교통정체가 예상돼 통행요금을 징수하겠다는 시의 입장이 시민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며, 동시에 향후 민자도로의 관리권 이관 때마다 유료화 추진의 논리로 작동할 수 있다. 유료화를 할 수밖에 없다면 유료화 마감 기한을 정하는 일몰제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