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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펜스’ 소방차까지 불러 주민 설득…해운대구는 달랐다

재송초 앞, 차·사람 뒤엉키지만 인근 주민 도로 폭 좁다며 반대

  • 김민정 min55@kookje.co.kr, 박수빈 기자
  •  |   입력 : 2024-05-28 19:57:4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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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교통공단에 자문 구해 검증
- 실제 소방차 통행 시연까지 보여
- 적극 설득 행정… 결국 내달 설치
- 민원 눈치보는 타 지자체와 대비

부산지역 일부 지자체가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에 밀려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펜스를 설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운대구의 ‘어린이 안전 우선’ 원칙과 적극적인 주민 설득 행정이 화제를 모은다. 특히 해운대구는 펜스 설치 때의 불편함이 없다는 점을 주민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 안전펜스를 설치한 상황을 가정한 ‘소방차 통행 시연’까지 했다. 해운대구의 이번 행정이 민원에 밀려난 안전펜스 설치에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초등학교 앞 보행로와 차도가 구분이 되지 않은 통학로에서 28일 어린이들이 하교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해운대구는 다음 달 재송초 어린이보호구역 내 이면도로(20m)에 안전펜스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앞서 구는 지난해 10월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 해당 구간에 펜스를 세우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학교 정문 바로 옆 등 인근 다른 구간에는 펜스가 있지만 이곳에는 펜스가 없어 안전 사고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 도로는 노란색 실선으로만 보행로와 차도를 구분하고 있어 등하교 시간에 실선을 침범한 차량과 학생이 뒤엉키는 현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도로를 진입로로 사용하는 아파트 주민을 중심으로 안전펜스 설치에 반대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도로 폭이 좁아져 교통사고가 날 수 있고,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워 화재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 등으로 펜스 설치를 반대했다.

사진은 해운대구가 이곳의 안전펜스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소방차를 동원해 시연행사를 하는 모습.
구는 이 같은 민원이 제기되자 도로교통공단 등에 자문을 구하면서 객관적 검증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현재 6.8m인 도로 폭이 보행로와 펜스 설치 후 5.2m가 되지만 여전히 양방 통행이 가능하다는 자문 결과를 얻었다. 구는 나아가 주민을 상대로 소방차의 통행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자 소방차를 동원한 시연 행사까지 진행했다. 펜스와 불법주정차가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는지를 시연했고, 가능한 것으로 확인한 것이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안전펜스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어린이 안전, 특히 통학로 내 안전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나아가 펜스가 설치되더라도 통행 불편이 없다는 점도 확인된 만큼 펜스를 설치하되 주민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례는 민원에 밀려 반쪽 짜리 펜스를 설치하거나 펜스 설치를 고민하는 일부 지자체와 대조적이다. 연제구는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학생이 늘어난 거제초 통학로 내 펜스를 설치하려다가 물품 상·하차에 불편이 예상된다는 상인들의 반발로 일부 구간에만 펜스를 세웠다. 남구 성천초 급경사 통학로도 같은 사정으로 펜스가 없어 통학로가 위험하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 7일 자 2면 보도)이 나왔고, 이에 남구는 펜스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남구 문영희 교통정책과장은 “보도가 좁고 상인과 협의가 필요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하반기 내로 설치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며 “펜스 외에도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등 학생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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