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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학은 私的인가 公的인가?

안현식 부산경남사립대 교수회연합회장·동명대 교수

  • 안현식 부산경남사립대 교수회연합회장·동명대 교수
  •  |   입력 : 2024-05-27 19:06:4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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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교육이 표류한 지 오래다. 대한민국 교육은 대학이라는 학교와 대학을 준비하는 학교만 있다는 지적처럼 대학 입시에 초중등교육이 매몰되어진 상황이다. 그동안 백공천창의 대학 입시정책을 되풀이해 왔지만 정작 대학의 정체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은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은 사적(私的)인가 공적(公的)인가?

해방 후 근대적 대학 제도가 도입되면서 열악한 국가 재정 속에서 고급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을 세워야 했다. 여력이 없는 정부는 다수의 사립 대학 설립을 허용함으로 고등교육 공급을 해결해 왔다. 공적 과제를 사적으로 해결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고등교육의 환경과 기능은 급변했다. 고등교육 이수율이 70% 수준으로 높아졌고 선진국들은 고등교육에 우리의 2배의 재정을 투자하고 있다. 외면하든 하지 않든 대학에서 혁신역량이 도출되어야 하고, 대학을 활용하지 않고는 국제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 특히 한국 고등교육 수요의 80%를 채우고 있는 사립대학에 고등교육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최근의 ‘OECD 교육지표 2023’를 보면 한국의 GDP 대비 고등교육 투자 비율이 OECD 평균 대비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에 불과하다. 이는 단적으로 사립대에 순수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국립 형태가 기본인 유럽이나 고액의 등록금과 자율적인 운영이 허용되는 미국의 사립대와는 비교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립대가 77%를 차지하는 일본의 경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사학진흥조성법’을 제정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사립대에 인건비와 경상비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사립대를 사적 소유물로 보는 데서 벗어나 공적으로 보는 인식의 전환으로 일본과 유사한 정책을 고려할 때이다. 동시에 대학의 공공성 강화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사문화된 개방이사제도가 제대로 작동되고 지자체에서 공적 이사를 파견하여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 사립대를 국립대로 만들자는 주장이 결코 아니다. 사립대의 창학 이념은 존중되어야 하고 설립자의 기여는 옹호되어야 하지만 공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것이 국가책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립대와 관련된 정책이 오히려 사적 권한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립대학 재산관리 안내 지침’과 ‘대학설립운영규정’을 개정한 결과를 보면 정부가 투자는 하지 않고 대학의 교육용 재원을 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만을 남기고 있다. 대학의 비정년트랙 교수를 1/5에 제한하던 것에서 1/3까지 허용했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축적된 교육용 자산을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악덕 법인이 먹튀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정부가 재정 투자 대신 사립대 법인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손을 털고자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사립대를 사기업과 동일하게 사적영역으로 방임하는 것은 미래 국가 경쟁력을 방치하는 자가당착일 뿐이다. 사립대를 포함한 고등교육이 공적임을 인정하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 교육을 제자리로 돌리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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