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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 없는 정부, 투쟁일변도 의사단체… 의정갈등 소강상태에 긴장감도 떨어져

법원 10일까지 정부 자료 받은 뒤 중순 결론 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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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사 단체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정부는 대화를 할 테니 의사단체의 통일된 의견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하면서 장기화한 의료 공백 상황에도 절박함이 없는 태도로 일관한다. 의사 단체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투쟁만 강조한다.

전공의의 의료 현장 이탈로 전원되는 환자의 모습. 국제신문DB
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이달 중순까지 의료계가 2000명 의대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서울행정법원의 1심은 ‘신청인 적격’이 없다며 각하했지만, 서울고법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내년도 의대 정원이 법령상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 최종 확정되는지와 증원 규모 2000명은 어떻게 도출했는지 등 근거 자료 제출을 정부에 요청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오는 10일까지 정부 측 자료를 제출받은 뒤 결론을 낼 계획인데,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정부와 의사 단체는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대화도 갈등 격화도 없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3월 의사 집단행동에 대응 기조를 ‘기계적 법 집행’에서 ‘유연한 대응’으로 바꾸면서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의 의사 면허 정지 처분 등을 중단했다. 이후 의료계에 대화를 하자면서도 통일된 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만 재차 반복했다. 장기화한 의료 공백으로 환자 등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절박함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고, 최근 의대 증원 일부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양보한 만큼 본분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일 전국 의대가 제출한 ‘내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의 의대 모집인원을 취합해 공개했는데, 증원 규모는 1469~1509명으로 정부가 처음 발표한 증원 규모보다는 500명가량 적다. 대교협이 변경된 모집인원을 심사해 승인하면 각 대학은 오는 31일까지 대입 수시모집 요강에 의대 모집인원을 반영해 증원이 최종 확정된다.

의료계도 여전히 의대 증원의 원점 재검토만 고수한다. 전공의와 의대 교수의 집단 사직에 의대생도 수업 거부 등을 이어가면서, 의대 교수는 ‘주 1회 휴진’ 시행 등 정부에 공세만 퍼부어 환자의 불안감만 키우는 실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정부를 압박할 카드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의료계 내부 의견도 있다. 의협은 전공의, 의대 교수, 의대생 등을 모두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은 논의에 불참해 의료계 내 균열도 여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의사 단체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정부의 증원 추진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각 대학에 학사 운영 방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대학은 학기제를 학년제로 전환해 2학기에 1년 치 수업을 몰아서 진행하거나 학칙에 특례 규정을 추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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