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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증장애 6만 명인데 전담 치과의 5명…6개월 대기도

전신마취·다수 인력 필요한데 진료 가능한 지역병원 단 2곳

  • 박수빈 기자 sue922@kookje.co.kr
  •  |   입력 : 2024-04-17 20:16:36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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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취과 의사까지 일정 맞춰야
- 서울엔 시립 장애인 치과 있어
- 지역 장애인들 “부산도 설립을”

“뇌병변 장애인 대부분은 조금만 긴장해도 마비 증세가 발생합니다.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전신마취를 하거나, 온 몸을 붙잡아 줄 사람이 있어야 해요. 장애인 한 명에게 4, 5명의 인력이 붙어야 하니 일반 치과에서는 아예 진료를 거부하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부산의료원 의료진 4명이 중증장애인의 온몸을 붙잡고 치과 치료를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17일 뇌병변장애인이자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성희철 씨는 장애인의 열악한 치과 의료 환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성 씨는 치과 진료용 기구가 입속에 약간의 자극만 유발해도 구토가 난다고 했다. 치과 진료를 위해 일반 치과에도 수차례 방문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는 어른이 되어서야 부산대병원이나 부산의료원에서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치과 치료는 성 씨 뿐만이 아니라 성 씨의 가족 모두에게 큰 고통이었다.

성 씨의 사례에서 보듯 부산지역 장애인들은 치과진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중증장애인 치과진료를 받아주는 곳은 사실상 부산대병원과 부산의료원 밖에 없다. 중증장애인 치과 진료를 보는 의사는 부산대병원(4명)과 부산의료원(1명) 등 총 5명 뿐이다. 지난달 기준 부산 전체 장애인 17만5278명 중 중증장애인의 수가 6만6158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과 의사 1명당 1만 명이 넘는 중증장애인 치과 진료를 맡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최근 부산시는 부산의료원의 장애인 치과 진료 일수를 일주일에 1일에서 5일로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치과 의사가 턱없이 부족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중증장애인은 보통 비장애인보다 치아 건강이 나쁘다. 씹는 행위가 힘들어 음식을 오래 머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침을 흘리는 경우도 많아 치주질환에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이 일반 치과에서 진료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진료하는 동안 환자의 몸을 고정하기 위해 3, 4명의 직원이 투입되야 하기 때문이다. 성 씨는 “치과 진료 한 번 받기 위해 3개월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마취과 의사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중증 장애인은 마취를 하고 치과 진료를 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마취과 의사가 시간이 비는 날에 맞춰서 장애인 진료 일정을 잡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6개월까지 치료가 미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참여연대 등 9개 단체는 오는 20일 장애인의날을 앞두고 부산시청 광장에서 ‘시립 장애인 치과 병원’ 설립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2005년 개원한 서울시 시립장애인치과병원에서는 사회복지사·재활치료사와 함께 10여 명의 치과의사가 ▷진료 ▷치주질환 예방·관리 교육 ▷봉사자 교육 등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제2 병원도 추진하는 중”이라며 “부산시도 장애인 구강 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시립장애인치과병원을 하루빨리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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