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을 두고 의사 단체와 정부의 ‘강 대 강’ 대치가 25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정부는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시작하고, 전국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등 집단행동으로 맞선다. 사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악화하자, 환자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가 24일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아 가장 먼저 의사면허 정지 사전통지서를 받은 전공의의 의견 제출 기한이 25일 끝난다. 의견을 내지 않으면 이론적으로는 26일부터 면허 정지가 가능하다. 복지부는 의견 제출 기한이 끝나는 전공의의 면허를 순차적으로 3개월씩 정지할 계획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법과 원칙이 있기 때문에 절차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 실장은 “가급적 정부는 행정적·사법적 처분이 나가지 않는 것을 희망한다”면서 “(면허 정지)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의료 현장에) 조속히 돌아와서 환자를 방치하는 일이 결단코 없도록 다시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달라”며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부산대 등 전국 40개 의과 대학 교수는 25일부터 자발적인 집단 사직을 강행할 방침이다. 39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는 사직서 제출뿐만 아니라 교수의 외래 진료, 수술, 입원 진료 근무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새 회장이 선출되면, 이를 계기로 강경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일 1차 투표 결과 임현택 주수호 후보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5~26일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두 후보는 강경파로 손꼽히는 인물로 누가 당선되든 휴진 등 집단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와 의사 단체의 대치가 한층 더 커지는 가운데 환자 단체는 고통을 호소한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정부에는 “무대책의 대책 말고 실질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고, 의사 단체를 향해서는 “교수 1명이라도 의료 현장을 떠나는 것은 사형 선고다. 제자처럼 환자에게도 애정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강 대 강 대치 속에 국민은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모든 정치력을 발휘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 해법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대화 자리를 마련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