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에게 둔기와 흉기를 마구 휘두른, 속칭 ‘부산 멍키스패너 사건’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피해자 측이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하급심이 가해자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지만 피해자 측은 “출소 후 보복 범죄가 두렵다”며 강력한 처벌을 원하면서 피해자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

4일 부산고법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일 부산 서구의 한 사무실에서 전 여자친구에게 둔기와 흉기를 마구 휘두르고 이를 말리던 피해자의 직장 동료까지 다치게 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A 씨의 항소심 사건에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검찰과 A 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쌍방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린다.

A 씨는 B 씨에게서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B 씨 주거지에 침입해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긋겠다고 협박하고 스토킹해 경찰 조사를 받게되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혐의를 저질렀다. 1심 재판부는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도 계속 흉기로 찌르려 하는 등 범행이 매우 대범하고 잔인했다”며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A 씨는 충동조절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라 주장했지만, 제반 기록을 살펴보면 정상적 사물 변별 능력이나 행위 통제 능력이 결여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현재 A 씨와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피해자 측은 억울함과 두려움을 호소한다. 지난 2일 자신을 B 씨의 언니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멍키스패너 사건, 1년 전 오늘이네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글쓴이는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가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왜 감형을 해주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직장 동료 중 누군가가 동생의 목소리를 듣고 나와주지 않았으면 동생은 사망했을 것”이라며 “(가해자가) 출소 후 앙심을 품고 보복성 범행을 저지를까 두려운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