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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보행기 등 수입가 뻥튀기…건보공단도, 어르신도 당했다

구매비 85% 건보재정서 지원…실제 56억 원치 들여오면서 105억으로 부풀려 세관 신고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4-02-22 20:12:0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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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억 부당이득 혐의 일당 송치

어르신들의 거동을 돕거나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복지용품의 가격을 세관에 부풀려 신고해 수십억 원의 보험급여를 받아 가로챈 수입업자가 적발됐다. 이들은 노인복지용품 구입비의 85%까지를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어르신들도 값비싼 비용을 내고 관련 복지용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본부세관에 22일 수입 가격을 부풀려 신고한 노인복지용품이 전시돼 있다. 조성우 기자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수입업자 A(40대) 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자금세탁을 도운 공범 B(50대) 씨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이들은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37회에 걸쳐 성인용 보행기와 목욕 의자 지팡이 등 노인복지용품 10만 개를 실제 가격보다 2배 부풀려 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세관에 따르면 A 씨가 이렇게 허위로 신고한 가격은 총 105억 원인 반면, 실제 수입 가격은 56억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중계무역인 것처럼 위장해 자신이 홍콩에 설립한 유령회사 C 사에 105억 원을 송금했다. C 사는 실제 수입 가격인 56억 원을 중국 제조사에 지급했고, 차액 49억 원은 B 씨가 환치기 등의 수법으로 세탁해 국내로 반입했다. 이 과정에서 A 씨 가족 등 20명의 지인 계좌로 자금을 분산 반입하거나, C 사에 산업안전용품 등을 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해 자금을 들여왔다.

A 씨가 수입한 복지용품은 ▷목욕 의자 ▷성인용 보행기 ▷안전 손잡이 ▷지팡이 등이다. 모든 용품이 실제 수입가격의 2배 금액으로 조작돼 수입됐다. 목욕 의자의 경우, 실제 수입가격은 4만2000원이지만 신고액은 10만 원이었다. 목욕의자의 최종 판매가는 16만2000원으로, 실제 구매자는 보험 지원금을 제외하고는 2만4300원을 냈다. 실제 수입가격이 적용됐다면 구매자는 1만2660원만 내면 목욕의자를 살 수 있었다.

이 같은 수법으로 A 씨가 얻은 부당이득의 대부분은 건강보험에서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노인복지용품은 구매가의 85%를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하기 때문으로, 세관이 확인한 이 사건의 부당이득 중 63억 원이 건보재정에 해당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은 건강보험공단에 A 씨의 부당이득을 환수하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대구에서도 성인용 보행기 수입가격을 부풀려 신고해 11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업체가 대구본부세관에 적발되는 등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복지용품 지원한도를 노린 범행이 잇따른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간 이 같은 수법으로 빠져나간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 규모는 2269억 원에 이른다.

부산본부세관 외환조사과 김우용 수사팀장은 “수입한 물품의 90%가 판매된 것으로 파악했으며, 소매상을 거치면서 높아진 가격을 제외하고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32억 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민보험공단 등 당국과 협업해 이 같은 범행의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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