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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408일 만에 건립된 추모비…“떠난 아이 보고싶을 때 찾아와요”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2-15 19:38:50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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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마우나 리조트 참사 추모비는 I관 옆 추모공원에 사고 408일 만에 조성됐다. 이곳은 지난 10년 동안 유가족과 피해생존자,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모든 이를 위한 위로의 공간이 됐다.

부산외대 추모공원에 있는 마우나 리조트 참사 추모비. 이원준 기자
추모비 건립은 사고 4개월 만인 2014년 8월 유가족과 대학 측의 합의에 따라 추진됐다.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학생 9명의 넋을 기리고 이러한 비극적인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기억하는 의미에서다. 이때 체육관에 갇힌 후배들을 구하다 2차 붕괴로 목숨을 잃은 故 양성호 의사자의 추모비 건립도 진행됐다.

추모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사고 408일 만인 2015년 3월 31일이다. 텅 빈 캠퍼스가 아닌 활기가 넘치는 3월 개학 이후에 제막식을 진행하고 싶다는 유가족의 뜻이었다.

추모비 형상은 故 박소희(미얀마학과) 학생의 사촌 언니 박보금 씨의 재능기부로 정해졌다. 날개를 펴보지도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어린 영혼을 추모하기 위해 새와 날개를 모티브로 했다. 하늘에서는 꿈을 펼치며 훨훨 날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학교 I관 앞 추모공원 내 세워진 추모비는 이날 기준 지난 3243일 동안 유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을 담아내는 곳이었다. 피해생존자와 학내 구성원도 추모비 앞에 국화를 헌화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당시 사고수습대책본부장이자 10년째 유가족과 학교의 소통 가교 역할을 하는 정용각 전 부총장은 “유가족들이 늦은 밤이나 새벽 중 먼저 떠난 아이가 보고 싶을 때마다 수시로 찾아온다는 걸 들었다”며 “추운 밤 컴컴한 공원에 우두커니 서 있을 유가족을 떠올리니 마음이 아파 야간 조명을 설치하는 등 유가족의 추모 시간을 존중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피해생존자는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피해생존자 임유리(29·중어중문학과 졸업) 씨는 “참사를 잊지 말란 의미는 막을 수 있었던 인재가 다시 발생해 우리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는 뜻이다”며 “친구와 놀러 간 음식점, 엄마가 장 보러 간 마트, 아빠가 지나간 다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염려가 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외대는 15일 오후 3시 추모공원에서 마우나 리조트 참사 10주기 추모식을열었다. 이날 유가족 대표인 故김진솔(태국어학과) 학생 아버지 김판수 씨의 인사가 추운 교정에 울려 퍼졌다. 김 씨는 “이쁜 딸아, 지난 10년 동안 너를 단 하루도 잊어본 적 없다. 꿈에서라도 환한 네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하늘에선 못다 이룬 꿈을 펼치며 훨훨 날아가거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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